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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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호 (하동문화원장)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호국영령과 세월호 대참사로 희생된 영령들의 명복을 빌면서 수많은 유족들이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한 총체적 난맥상을 개선하고 만연된 비정상을 깨부수지 않으면 속죄도 내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구촌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의 안보상황이 녹록지 않아 국민 불안이 사그러지지 않고 어어지는 대참사로 갈 데까지 가버린 듯한 우리사회와 우리 스스로의 비통한 오욕의 역사를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인식과 형태의 변화가 필요한 호국보훈의 달을 맞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누구를 탓하기 전에 국민 모두가 잘못된 역사에 자유로울 수가 없는 만큼 우리사회 모두가 미성숙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지혜와 힘을 모아가는 것이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우리 모두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생각을 바꿔야 하고 생각의 질도 높여야 한다.

스코틀랜드의 유명작가인 사무엘스마일즈가 “마음을 바꾸면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달라지고, 습관을 바꾸면 성격이 달라지고, 성격을 바꾸면 운명이 달라진다”고 말하며 “이런 변화는 어려운 일도 아니고 평범한 원칙만 지키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우리는 지독한 가난의 역사를 벗어나기 위한 급속한 경제성장과 정제되지 못한 빨리문화가 오늘의 사태를 맞게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여 어느곳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독버섯 같은 시스템을 개혁하고 국민 정신도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고통과 분노 그리고 무력감을 이겨낼 수 있으며, 그것이 호국영령과 의사자들의 넋을 기리고 오욕의 역사를 치유해 가는 호국보훈의 정신이자 우리 모두의 희망이고 미래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런 시기일 수록 스스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사법 기틀을 만든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선생 50주기 추모식에서 유족대표가 나라가 잘되려면 학문하는 사람, 언론, 법관 등이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충살히 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부터는 호국보훈의 달을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념행사와 함께 국민 모두가 스스로의 기능과 역할에 부끄러움을 남기지 않겠다는 다짐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방점을 두었으면 한다. 아울러 수많은 세월 동안 고통과 아픔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온 유가족들의 바람을 이루고 보훈가족의 자긍심을 키우기 위한 보훈사업의 발전적 추진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노동호 (하동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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