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된 국무총리 인물난(難)
‘뜨거운 감자' 된 국무총리 인물난(難)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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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 자리인 역대 국무총리들은 취임하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다짐했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긴 총리는 별로 없었다. 총리의 취임 때마다 ‘책임 총리’냐, ‘보좌(補佐) 총리’냐의 논란이 많았다. 보좌 총리는 대통령을 대신해서 외빈을 접견하고, 대통령 연설문을 대독하고, 중요 현안이 걸려있지 않은 통상적 국무회의의 사회를 보는 일이 주업무였다.

▶헌법은 국무총리 권한을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에 관한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 부처를 통할한다”고 되어 있다.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는 대통령제 하에선 별 볼일 없는 자리다. 대통령에 따라 총리의 권한과 역할이 커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대독, 의전, 방탄, 얼굴마담 총리’라는 별칭만 남기고 단명으로 끝났다.

▶또 헌법은 국무총리에게 각료 제청권을 비롯한 여러 실질적 권한을 보장하고 있지만 정부수립 이후 60여년 간 한국 정치 풍토에서 국무총리가 정치·정책면에서 능동적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실증했다. 이젠 현실적 한계 내에서 국무총리 제도에 대해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위민진정(爲民盡政·국민을 위한 정치에 힘쓴다)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 6개월 동안 단 하루도 장관 등 인사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책임총리제를 약속했지만 그동안 국민은 책임총리를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참사로 사퇴한데 이어 안대희 새 총리후보가 지명 6일 만에 전격 사퇴 이후 문창극 총리 후보마저 14일만에 낙마, 청와대가 ‘국무총리 인물난(難)’에 빠졌다. 총리 후보검증을 눈감고, 귀막고 했는지 박 대통령의 국무총리 인물난 돌파 카드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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