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보다 먼저 행복 나누는 병원"
"치료보다 먼저 행복 나누는 병원"
  • 이은수
  • 승인 2014.06.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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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20주년 맞은 하충식 한마음병원 이사장

'베풀고 나눠라.'

하충식 이사장의 생활철학이다. 베풀고 나누는 것은 물질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실천하고, 몸이 안되면 마음으로라도 베풀고 나누는 정신이 필요하다. 나눔과 봉사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다. 서로 베풀고 나눌 때만이 우리사회 공동체를 튼튼하게 지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 중 오랫동안 존경을 받아온 경주 최부자댁은 베품과 나눔을 실천해온 대표적인 가문이었다.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존경을 받는 사람은 주위에 끊임없이 베풀어 왔다. 하 원장이 이처럼 늘 베푸는 삶을 살아가는 데는 검소함과 겸손함이 몸에 베여있기 때문이다. 근검절약과 나눔 정신은 부모님께 물려받은 유산이기도하다. /편집자 주

 

 

지난달 10일, 대구의 한 테마파크 주차장에 경남 각지에서 출발한 대형버스 50대가 줄지어 들어왔다. 기대 가득한 웃음으로 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어느덧 테마파크 입구를 가득 채웠다.
그 가운데 노란색 조끼를 입은 한 아저씨가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함께 웃으며 테마파크로 입장했다.


"정말 재밌을거 같아요!", "얼른 저거 타보고 싶어요"라고 외치는 아이들 속에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그 주인공은 바로 창원 한마음병원 하충식 이사장이다.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선 안돼요. 이런(소외된) 아이들일수록 웃으며 살 수 있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요."라는 하 이사장은 경남지역의 시설아동과 소외계층의 아이들을 위해 매년 4차례의 행사를 가진다. 봄소풍과 가을 운동회, 여름,겨울방학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관람과 뷔페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벌써 20년째로 한마음병원이 올해 개원 20주년을 맞으니 개원과 동시에 지금까지 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병원 개원 20주년과 함께하는 각종 봉사기록…기네스 인증까지 받아 매일 아침만 되면 한마음병원 주변은 온통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청소를 한다.
상남동 인근을 아침마다 청소하는 이들은 바로 하 이사장이 만들고 함께하는 '나라사랑회'다. 그는 1995년 창원 한마음병원 개원 이후 2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아침 직원들과 거리청소를 통해 봉사를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봉사와 나눔이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신념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정화활동으로 나라사랑회는 환경부 장관 표창을 비롯해 한국기록원의 '한국 기네스기록 등재' 라는 영예까지 갖고 있다.
"아침에 병원 주변이 지저분한 거예요. 아프신 분들이 오시는 길인데 깨끗하게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한게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반경이 넓어지게 된 거예요. 제가 시킨 것도 아닌데 직원들이 그렇게 나와 조금씩 조금씩 청소구역을 넓혀주니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통 큰 기부왕…자신은 철저한 자린고비

 

하 이사장은 지역에서 소문난 자린고비며 동시에 봉사왕이다. 그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엑센트를 15년째 타다 정비소에서 도저히 수리가 되지 않는 다는 말에 아반떼로 차를 바꾸게 되었다. 그런 아반떼도 엑센트보다 기름 많이 먹는다며 우는(?) 소리를 할 정도로 철저한 자린고비다. 이사장의 집무실에는 그 흔한 TV조차 없다. 냉난방기도 이름뿐이며 1년 내내 사용하지 않는다. 넓은 방을 생각할 수도 없는 4평 남짓되는 방이 그의 집무실이다. 비서도 없다. 손님이 오면 직접 음료수를 가져와 건넨다. "저는 항상 윗사람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제가 모범을 보입니다."

 

다소 괴짜로도 보일 수 있는 그의 절약정신은 병원 곳곳에서도 볼 수 있다. 병원 문틀마다 방풍지를 부착해두고 유리에는 전부 단열 에어캡인 '뽁뽁이'를 부착해서 단열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실시간으로 온도를 측정해 공조기를 순환가동 하면서 환자의 불편함을 가져오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으로 에너지를 절약해 한달에 1천만원이 넘는 금액이 절약되었다. 절약한 금액은 병원직원들의 노력도 있지만 병원을 찾아 온 환자와 보호자의 협조도 있었기 때문에 이 돈은 다시 사회에 기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마음병원은 10년간 총 20억원의 교복비를 지원해 주기로 했으며 지금까지 약 4000명 가까운 청소년들이 수혜를 입었다.


이 때문일까. 하 이사장의 약력 중 돋보이는 것이 바로 '제 1대 국민추천 국민유공포장 수여'를 꼽을수 있다. 국민이 추천하여 훈장을 받게 하는 국민추천유공자 선정 제도가 시행된 첫 해 경남에선 하충식 이사장이 받게 된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것은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의 고마움을 알고 공동체와 함께 할 때 진정 아름답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청소하는 병원장, 봉사 왕, 행복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전도사. 하충식 이사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사회환원에 적극적인 워렌버핏처럼 자신보다 공동체에게 유익을 주는 선한 부자를 꿈꾼다.

 

평생을 바칠 각오…한강 이남의 최고 병원, 의과대학 설립

 

"진짜 만들겁니다. 평생을 걸 각오로 이미 뛰어들었습니다."
하 이사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은 산부인과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또 대학 때 이미 병원 이름까지 한마음병원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한마음병원을 개원하면서 가진 또 하나의 목표는 바로 창원에 의과대학을 유치하겠다는 것.


"인구 150만명의 강원도는 의대가 4군데나 있고 우리와 비슷한 대전충남은 의대가 5군데나 있습니다. 경남은 한 곳 뿐입니다. 인구가 350만을 바라보고 있는 지역인데 훌륭한 의사들을 배출할 수 있는 기관은 너무 적습니다."


과거 경남도민들의 대 진료권이 대부분 부산이였던 시절, 의과대학 역시 그 논리로 부산권에 집중되었고 자연히 경남에는 경상대 의대 외엔 들어서질 못했다. 이젠 시대가 변했다는게 그의 주장. 지방자치제가 건실해지려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 인재의 유출을 막고 외부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의과대학을 유치해서 교육환경과 의료환경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하면서 국립대의 통폐합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 대안으로 (의대 유치는)한마음병원이 될 것입니다."


한마음병원 역시 그때를 위해 증축 준비를 이미 완료했다. 설계까지 마무리 되어 부지선정이 확정되면 그 즉시 공사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완공이 되면 1000병상 규모와 31개 진료과목이 있는 초대형 병원이 탄생하는 것이다. "병원 식구 모두가 그날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어요. 장렬하게 전사를 하더라도 그 길을 갈 것입니다." 하 이사장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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