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한국 축구 ‘기본부터 다시 쌓자’
무너진 한국 축구 ‘기본부터 다시 쌓자’
  • 연합뉴스
  • 승인 2014.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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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세트피스- 느린 역습 ‘예견된 참사’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의 원대한 포부를 가슴에 품고 브라질 월드컵에 도전한 홍명보호 태극전사들이 ‘무승 조별리그 탈락’의 처참한 결과만 남기고 ‘꿈의 무대’에서 내려왔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발판 삼아 전 세계 축구 무대에서 결코 얕볼 수 없는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태극전사들은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무엇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전사이자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45) 감독은 정작 월드컵 무대에서 ‘무색·무취 전술’과 특징없는 세트피스 전술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1무2패) 이후 16년 만에 ‘조별리그 무승’의 악몽을 재현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한국 축구는 외형적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끈끈한 조직력과 상황에 맞춘 다양한 필승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 ‘기본기의 차이가 실력의 차이’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벨기에의 조별리그 H조에서는 두 팀간 선수들의 기본기 차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단 볼을 잡는 자세부터 확연히 구별됐다. 벨기에 선수들은 물론 유럽 선수들은 대부분 후방에서 패스를 받을 때 전방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몸을 돌린다. 볼을 잡는 순간 시야에 적군과 아군이 모두 들어와 패스 방향을 빨리 잡을 수 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볼을 안전하게 잡고 나서 주변의 동료를 찾게 된다. 이미 패스를 받는 순간 역습 템포를 잃는 것이다.

결국 유소년 시절부터 철저한 기본기 습득은 물론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재능 있는 선수의 집중적 육성이 절실하다.

◇ 단순한 세트피스는 ‘독(毒)’

현대 축구에서 세트피스는 가장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런 의미에서 홍명보호는 이번 월드컵에서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이 전무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허정무 현 축구협회 부회장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7회 대회 연속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맛(총 11골)을 봤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대회에서 세트피스 득점이 중단된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단순하게 골대 근처로 볼을 띄워주는 형태로 이뤄진 코너킥은 상대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훈련 따로 실전 따로’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 ‘압박 실종’-‘스피드 실종’-‘체력 실종’

한국 축구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무승(1무2패)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낸 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우리는 상대를 끈질기게 압박해 미드필더 지역부터 처리하지 못하게 하고 많이 뛰면서 연결하는 게 장점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잘 나타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홍명보호는 지난해 7월 본격 출범하면서 ‘한국형 전술-한국형 플레이’를 천명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하는, 우리 선수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전술을 개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해 출범 이후 이번 브라질 월드컵까지 치르면서 ‘홍명보호 축구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월드컵 준비 기간이 1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은 참작해야 하지만 짧은 기간에 별다른 색깔 없이 해외파 선수들의 이름값에 기댔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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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이 실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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