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상명지통(喪明之痛)의 한(恨)’
연이은 ‘상명지통(喪明之痛)의 한(恨)’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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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상명지통(喪明之痛)’은 눈이 멀 정도로 슬프다는 뜻으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비유한 말이다.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하(子夏)가 아들을 잃고 크게 상심하여 그 시력을 잃었다는 고사다. 중국 서하(西夏)에 살던 자하가 아들을 잃고 너무 슬피 운 나머지 눈이 멀었다고 한다. 거기에 유래한 말이 ‘서하지통(西河之痛) 또는 상명지통(喪明之痛)’이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의미한다. 앞이 캄캄해지는 것이다. 이 땅에 다시는 안전 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로 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도 해상 앞 바다에서 세월호 참사와 22사단 총기 난사로 무수한 인명이 희생됐다. 세월호 참사와 총기 난사 정황도 그렇거니와 관계당국의 사후 대처도 한심스러운 수준이어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국가적으로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고통 중에서도 자식을 잃은 ‘곡자(哭子·자식을 잃고 운다)’들의 고통은 ‘슬프다’의 단계를 넘어 너무도 참혹해서 ‘참척(慘慽)’이라고 표현된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사지가 끊겨 나가고 가슴이 찢겨져 나가는 듯한 처절한 고통은 바로 ‘단장지애(斷腸之哀)’ 고사 같이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지는 듯한 슬픔이다. 그 통증은 짐작조차도 불가능하다.

▶세월호 희생자의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고교생이고, 22사단의 희생자들은 20대 젊은이이어서 부모들은 가슴이 아리다 못해 먹먹하다. 미처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인생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자숙을 일깨우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슬픈 소리를 삼키면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상명지통(喪明之痛)의 한(恨)’이 어서 빨리 치유되기를 기대한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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