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제7대 의회에 바란다
진주시 제7대 의회에 바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길선 (진주시의회 의원)
6·4 지방선거가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무사히 치러졌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많은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나라를 걱정하는 가운데 치러진 전국 선거였던 만큼 이번에 당선된 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은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주민 앞에 서야 할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당선을 축하드리면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이렇게 펜을 든다.

첫째,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많은 후보자들이 선거 때에는 민심을 천심으로 생각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천금처럼 받들겠다고 굳게 약속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만 앞장섰던 것이 그동안 당선자들의 모습이었다. 실제로 2011년 국회에 제출된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방의회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69.1%인 반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0.9%에 불과해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의 불신은 생각보다 깊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한 총 47개 지방의회 청렴도만 보아도 10점 만점에 6.15점으로 낙제점 수준에 머물렀다. 주민들을 위해 발로 뛰기보다는 정치논리를 앞세워 힘겨루기에만 몰두하고 뒤로는 특혜 제공, 선심성 예산편성, 토착비리 등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잿밥에만 관심을 두는 정치인은 이제 스스로 퇴장해야 할 것이다. 인사청탁 금지, 이권개입 금지 등 주로 공직자 비리를 금지하고 있는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우리 당선자들이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하는 이유다.

둘째,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확인된 경남도민의 민심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경남도민은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단체장 18명 중 15명을 당선시켰고 한 명이 더 입당하면서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은 총 16명이나 된다. 기초의회에서의 새누리당 의원의 비중도 더 높아졌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국민의 복리 향상을 위해 협력하기보다는 정치논리로 발목 잡기에만 급급했던 야권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기초의회는 국회나 광역의회와 달리 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지내며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행정부에 전해야 하는 태생적인 임무를 갖고 있다.

그래서 입으로 떠들기보다는 발로 뛰며 주민들을 만나고 주민의 뜻이 정확히 집행되도록 감시하며 조력해야 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 기초의회의 모습은 어떠했나. 자신들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사사건건 집행부의 발목을 붙잡고 정치논리로 분쟁을 키우는데 몰두하지 않았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진주의 민심 역시 어르신 무료틀니 사업, 진주유등축제 지키기 등 주민의 복리와 민심을 위해 뛰는 진주시의 중대한 현안문제에 대해 오히려 정치논리로 공격하는데 급급했던 야권에 대한 실망이 크게 자리 잡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투표용지의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한 당선자의 발언으로 제7대 의회에 대한 지역민들의 부푼 기대가 우려와 실망으로 번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지역민들의 아픔을 달래고 밀린 지역 과제를 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이때에 대화나 협력보다는 벌써부터 정치논리를 앞세워 대결구도를 만들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에 본 의원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발로 뛰며 지역주민과 함께하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입으로 분쟁을 만들고 상처를 만드는 모습은 이제 역사 뒤로 스스로 퇴장해야 할 부끄러운 지역정치의 구태다. 기초의원 배지는 권력의 상징이 아니다. 조금 촌스럽고 조금 우둔하더라도 주민을 모시고 받들며 주민의 목소리를 담아야 하는 겸손한 그릇이 되어야 하는 명예직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7월 3일, 이제 겨우 제7대 진주시의회가 첫발을 내딛는다. 모두 초심을 잃지 말고 주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꾼이 되어 주시길 진심으로 당부 드린다.
 
강길선 (진주시의회 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