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 연재소설] 진주성 비차 (157회)
[김동민 연재소설] 진주성 비차 (157회)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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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2. 신이 보낸 손님
전투를 몇 시간 앞둔 밤이었다. 곽재우가 군사에게 지시하였다.

“물고기도 알지 못하게 움직여라. 푯말을 늪지대로 옮겨라.”

잠시 후 다 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그가 다시 명했다.

“이제부터 매복을 시작한다.”

이윽고 동녘이 희붐하게 터오고 있었다. 왜군들이 푯말이 꽂힌 곳을 따라 줄을 지어 물을 건너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들어선 곳은 늪이었다.

“한 놈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

늪에 빠져 갈팡질팡하는 왜군을 섬멸한 그날, 산기슭과 물가에 만발한 찔레꽃처럼 붉은 왜적들 피가 정암나루를 끝없이 물들였다. 초계가장 정언충, 선봉장 심대승도 합세하여 이루어낸 승전이었다.

서쪽은 전라우의병장 최경회. 왜군이 쳐들어왔을 때 그는 상중(喪中)인지라 전남 화순에서 집을 지키고 있었지만, 형 경운, 경장과 함께 의병을 모집했다. 각 고을에 격문을 띄워 의병을 규합하여, 금산, 무주에서 전주, 남원으로 향하는 왜군을 장수에서 막아 싸웠고, 금산에서 퇴각하는 적을 추격하여 우지치에서 크게 격파하였다.

전라좌의병장 임계영. 별시문과에 급제, 진보현감을 지낸 그는, 왜적이 난을 일으키자 1천여 명의 의병을 규합, 남원에서 최경회가 이끄는 의병과 합류하고 전라좌의병장이 되었다. 승의장 신열도 있었다.

진주한후장 정기룡. 조일전쟁이 일어나자 별장으로 승진하여 우방어사 조경을 따라 종군, 거창에서 왜군을 격파하고, 금산 싸움에서 포로가 된 조경을 구출한 뒤 곤양의 수성장이 되었다.

남쪽은 진주복병장 정유경이었고, 고성가장 조응도가 정유경과 함께 500명의 병력을 이끌고 싸웠다. 특히 그들은 십자(十字) 횃불을 들고 남강 밖 재 위에 벌려 서서 날라리를 불고, 성 안에서도 북을 울리고 날라리를 불어 응답하니, 왜적이 놀라고 두려워하여 공격을 멈추었다. 훗날 조응도는 거제 기문포 해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지만 정유재란 때 전사하게 된다.

고성의병장 최강. 그는‘풍운장(風雲將)’이라는 깃발을 걸고 맹활약을 펼친 최균의 동생이었다. 임진년 7월 3일, 왜군 2천여 명이 각기 세 방향으로 나누어 고성으로 쳐들어왔을 때, 그는 의병대 50여 명을 이끌고 나가 접전했다. 그리하여 왜병 3명을 사살하고 정용군 30여 명을 요처에 매복시키고, 활에 능한 장병을 황폐하고 허술한 초가에 매복시켰다가 병기를 싣고 가는 적 2명을 사살하니, 적은 병기를 불사르고 시체를 수습하여 도망쳤다.

뿐만이 아니었다. 최강 가문에는 뛰어난 의병장들이 많이 나왔다. 최균의 장자 흥호와 그의 동생 진호, 최균의 조카로 고성 팔장사 중 하나인 각호, 역시 고성 팔장사 가운데 하나로 전해지는 한. 특히 최한이 배둔, 구만 전투에서 여러 의병장들과 함께 토왜할 때는 구만 시냇물이 피바다가 되었다고 전해지고, 또 의병장 최균의 기록에 의하면, ‘금일 승첩은 최장사(최한)의 힘이다’라고 격찬하고 있다.

고성의병장 이달도 뛰어났고, 북쪽에는 합천가장 김준민이 있었다. 조일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거제현령을 지내던 그는, 전쟁이 발발하자 합천가장으로 진주성전투에 참여, 무계현에서 왜적의 대부대를 격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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