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립박물관이 ‘세금 먹는 하마’
통영시립박물관이 ‘세금 먹는 하마’
  • 허평세
  • 승인 201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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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수익은 600만원에 불과…매년 1억9000만원 적자
무려 47억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난해 개관한 통영 시립박물관이 투입 예산에 비해 수익은 극히 미미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전시품들도 정체모를 작품들과 통영 정체성을 살리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개인 소장품들로 가득차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통영시립박물관은 통영시가 근대화 유산인 구 통영군 청사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졌다.

시에 기증한 유물과 관내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보존하고 역사적 정체성 확보와 차별화된 문화시설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지난 2010년부터 국비 5억 2000만원과 도비 1억 8200만 원, 시비 39억 8900만원 등 모두 46억 9100만원을 들여 지난해 9월 개관했다.

당시 시는 시립박물관건립 실시설계보고회를 통해 통영의 옛 유물들을 비롯한 지역 전통성과 정체성, 고 문화예술의 변천사 등을 담은 유물 위주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혀 새로운 관광명물 탄생을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전시품 상당수는 통영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시품 상당수는 충주에서 옛 뿌리박물관을 운영했고 현 박물관장직을 맡고 있는 이영준씨가 당시 박물관 전시품들인 도자기 372점, 민화 530, 민속품 420점 등 1991점을 기증했다. 나머지는 나전칠기 작품 15점과 관내 출토유품인 상평통보 등 266점, 충렬사 소장품인 이순신장군 영정 등 3점, 통영 근·현대 유물 유물 51점 등 모두 2326점이 전시되고 있다. 여기에다 전시품들 일부는 작가 미상의 민화와 병풍, 불교 탱화를 연상시키는 그림 등으로 채웠다. 특히 여느 전시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자기류와 고대 패총유물들이 통영이란 이름으로 전시관을 채우고 있고 정체 모를 그림들도 상당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작, 통영을 대표하는 전시품은 소반과 나전칠기, 갓 등이지만 이 전시품들은 통영향토역사관에 이미 전시된 작품들이어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영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하면서 연간 2억여원의 운영비까지 투입하고 있지만 수입은 월 50여만원, 연간 600여 만원에 불과해 결국 매년 1억9000여만원 가량 적자를 보고 있다.

때문에 상당수 시민들은 ‘세금 먹는 하마’ 내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시민 최모(67·도남동)씨는 “통영시립박물관이라면 응당 통영과 관련 있는 희귀 유물들로 채워질 줄 알았으나 막상 둘러보니 평소 주위에서 볼 수 있었던 평범한 유물들이어서 실망했다”면서 “하물며 일부 유물들은 진주박물관에서 빌려 온 것도 있다고하니 어떻게 통영박물관이라고 할수 있겠는지 말문이 막힌다. 통영 지역만의 특색있는 유물들을 더 확보해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사실상 민간인 박물관 소장품들로 채워져 관람객들의 비난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통영박물관 색채 보완을 위해 통영향토역사관에 있던 개인소장 유물인 임진란 당시와 신석기시대 유물 확보를 위한 협의가 진행중인데 쉽지않다. 계속 노력해 구색을 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편으론 관람객 확대를 위해 통제영 등에도 홍보관을 설치하고 학생들이 통영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학교 관계자들과의 협의도 계속 중이어서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시작품 조선시대 민화
통영 시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조선시대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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