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고민의 정치
큰 고민의 정치
  • 경남일보
  • 승인 201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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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객원논설위원)
한국 민주주의는 국부(國富) 형성을 위한 산업화 과정에서 성장한 노동세력과 민주화 과정에서 성장한 시민세력이 모두 실질적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그러나 긴 정치여정에서 읽혀지는 것 하나는 공동체 운영의 틀과 다수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자기로의 정치적 지지 상황에는 매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심재철 의원이 지인들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 논란에 휩싸인다. 요지는 ‘수학여행을 갔다가 개인 회사의 잘못으로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며 6·25전쟁에서 국가를 지킨 참전 용사들도 힘겨운 여생을 말없이 살아가는데 특별법이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큰 고민의 정치다. 야당은 이러한 인식의 심 의원을 국조특위 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다.

▶세월호 논의 과정에 있을 수 있는 문제제기다. 정치가 냉정한 이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결과는 나중의 일이고, 순간을 이어가는 흐름에서 뒤지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 사고마다 권력의 정점과 대화를 요구하고 해결책을 도모하고자 하는 시도는 정치사회 운영의 후진성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정치권의 긍정적 자성이 있어야 한다.

▶경제 개방으로 한국사회의 자율성이 크게 약화되고, 경제정책도 사회정책도 마음대로 다룰 수 없다. 외국 정부나 외국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정치는 공동체 운영에 필요한 양식과 긍정적인 가치들에 대해 눈 감고 있다. 용기 있는 큰 고민의 정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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