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전락한 공립박물관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립박물관
  • 곽동민
  • 승인 201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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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시민과 함께하는 복합문화시설로”
기존의 지역 공립박물관이 유물 수집과 전시에 집중해 왔다면 현대는 자료수집과 전시는 물론, 사회교육과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것이 더 강조돼야 한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학계 전문가들과 현장의 학예사들은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전문 연구 인력 확보와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립 취지에 맞는 전문 학예연구사 필요

◇조영제 경상대학교 사학과 교수=공립 박물관은 수익창출의 관점이 아니라 관람객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찾느냐를 두고 생각해야 한다.

박물관이 관람객에게 외면 받는 이유는 첫째, 하드웨어는 충분한데 소프트웨어가 부실하다. 학예연구사가 확실한 전공지식이 있어야 한다. 일례로 도내 모 박물관은 고분 관련 박물관인데도 학예연구사 전공이 불교다. 전공자가 아닌 학예연구사가 어떻게 주민들에게 전시물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둘째, 박물관장 등 담당자 역시 박물관 업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박물관 취지에 맞는 전공 관련 학예연구사가 채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조예가 없는 분들이 박물관 담당자로 온다면 의미가 없다. 상급자들은 박물관 관련 업무를 이해를 못하고 엉뚱한 발상으로 학예연구사들을 힘들게 한다. 도내 모 박물관 관장은 학예연구사들에게 산불조심, 도로변 풀 뽑기 등 이해할 수 없는 업무들을 시켜 3명의 학예연구사들이 결국 그만두게 된 경우도 있다.

셋째, 학예사의 안정적인 신분을 보장 해야한다. 경남 도내 공립박물관에 학예연구사 계약 기간은 보통 3년에서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다. 즉 최대 5년 이상은 근무를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다시 채용이 될 시에는 그전에 일했던 경력은 전부 무시된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학교 등과 연계한 홍보활동 중요

◇박원용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무엇보다 박물관 홍보 활동이 중요하다. 부경대 박물관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홍보에 많은 도움이됐다. 그리고 각 지역에 특색 있는 유물을 잘살려 전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부경대 박물관은 전국대학 박물관 중 유일하게 해양수산과 어선 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지역민들에게 문화의 이해 폭을 넓혀 줄 수 있고 또 지역민들에게 큰 인기도 얻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을 상대로 박물관 대학을 운영하면 역사와 소통하고, 우리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착을 높일 수 있다.

 


지자체간 협력·연계 프로그램도 필요

◇김두철 부산대학교 고고학과 교수=박물관에 관람을 가면 진품은 없고 복제품이 있는 경우가 많다. 관람객은 복제한 가품을 보러 가는 것이다. 실물 공개는 관람객이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지자체 박물관들이 진품을 보유하고 싶어도 보유가 안 되는 이유는 연구 인력과 창고 시설이 미흡해 국가에 허가를 얻지 못하는 것. 지자체에서 하드웨어는 만들어 놓고 소프트웨어는 창출하지 않는 꼴이다. 연구 인력이 없으니까 새로운 전시 기획이 안 되는 것이 문제다. 자연히 관람객이 박물관을 한번 방문하면 다시 찾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경남도 지자체들이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일본 같은 경우 지자체끼리 협의해 코스를 만들어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결국 요지는 관심, 예산, 인력이다.



체험형 특성화 프로그램 개발해야

◇이 외에도 한 국립박물관 학예실장은 공립박물관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학예사의 부족도 문제지만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과 특성화와 체험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해야 시민들과 동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학예사는 고성공룡박물관의 경우 특성화와 체험형의 양자가 모두 잘 되어 있는데 관람객 수나 수익면에서 성공적인 사례에 해당한다고 예를 들었다. 아울러 고령 대가야박물관도 운영이나 관람객 수의 측면에서 성공적인 공립박물관의 예라고 설명했다.

또 “박물관은 지자체의 정체성 확보와 지역에 소재하는 각종 문화재의 보호와 보존을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박물관에서는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 좋은 전시와 문화향유권을 제공해야 한다. 지역민도 우리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주 박물관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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