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빈익빈 부익부 현상
교장공모제 빈익빈 부익부 현상
  • 임명진
  • 승인 201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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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교 경쟁 치열…지원 미달도 다수
“농촌지역에 위치해 있다보니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제가 교장이 된다면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열정을 쏟아붓겠습니다.”

지난 22일 진주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 교장 공모제를 시행중인 진주 관내의 시행 학교인 남강초교, 사봉초교, 금곡중학교의 새 교장을 뽑기 위한 심층면접이 진행됐다.

각 학교의 1차 심사를 뚫고 올라온 후보들은 저마다 자기가 지망한 학교의 진단과 처방책을 내놓고 관리자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강조했다. 평생을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전문경력을 다져온 이들이지만 심사위원단 앞에서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주교육청 관계자는 “3명의 지원자가 몰린 남강초등학교의 경우 특히 치열했다. 저마다 준비해 온 포트폴리오로 주어진 면접 시간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강점을 알리려 최대한 애쓰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오는 9월1일자로 도내 39개 학교에 대해 교장 공모제를 실시하고 있다. 진주고, 진주 진양고, 통영여중, 남해여중, 김해삼문고 등이 기존 공모제 교장의 4년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교장을 공모제로 선발하게 된다.

교장 공모제는 학교 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학교 경영자를 공개적으로 선발해 교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취지를 무색케 하는 낮은 지원률로 외면을 받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9월1일자로 임용하는 교장공모제 시행학교 39개교(초등학교 27개교, 중학교 6개교, 고등학교 6개교) 중에서 27개교가 재공모를 실시했다.

중학교의 경우 6개 학교 모두 재공고를 실시할 정도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재공고에서도 지원자가 없을 경우는 해당 학교의 지정을 철회하거나 일반 발령인사를 낼 수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1·2차 심사를 통해 엄격하게 선발하고 있다. 선발과정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부적격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현행 교장 공모제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원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가 공개경쟁에 대한 부담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상호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 교대 출신이라 선후배로 인맥이 엮어 있다. 1명이 지원하면 아예 다른 후보들은 지원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반 평교사의 사기 문제와 지나친 성과주의 경쟁도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인성교육 등의 교육적인 성과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데다, 일부 공모제 교장의 성과 위주의 학교 경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학부모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교장 공모제를 통해 학교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린 긍정적인 요인도 많다. 교장 공모제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학교의 경우 구성원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지면서 새 교장 선정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학교 관계자는 “교장 공모제의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공개경쟁이라는 취지에 맞게끔 많은 지원자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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