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480㎜ 물폭탄…피해 ‘속출’
경남에 480㎜ 물폭탄…피해 ‘속출’
  • 경남일보
  • 승인 201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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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크리 영향에 많은 비 쏟아져
제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지난 2일부터 경남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태풍 ‘나크리’가 서해를 따라 북진하면서 경남에도 최대 풍속 초속 22m의 강한 바람과 평균 16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이 때문에 어선 침몰과 주택 침수, 정전, 농로 유실 등이 잇따랐다.

◇어선 침몰·주택 침수=3일 오전 6시15분 창원시 진해항과 경화항에서 황모씨의 1.2t급 소형어선과 김모씨의 1.6t급 소형어선이 각각 침몰했다. 침몰 어선은 날씨가 호전되면 인양해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시20분 거제시 수양동 수월천이 만조 시간과 겹쳐 범람해 주택 2채가 물에 잠기고 50여 가구 150여 명이 대피했다.

오전 3시30분에는 김해시 진영읍 여래리 진영2지구 택지개발구역 주택 2채도 침수돼 주민이 인근 집으로 대피했다. 비슷한 시각 양산에서는 중부동의 한 노래방 1층이 침수돼 물난리를 겪었다.

◇정전=3일 오전 1시께 사천시 용강동 대경 파미르아파트 일대 250가구가 정전됐다가 30여 분 만에 복구됐다.

이 아파트 인근 주공아파트도 전날 오후 10시께 1300여 가구가 정전돼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 일대 226가구도 3일 오전 2시께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1시간여 동안 정전됐다.

지난 2일 새벽에는 거창군 가북면 해평리와 주촌리, 가조면 등에서는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전선을 건드려 마을 550가구가 정전됐다 복구되는 등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구조물 붕괴·가로수 파손=지난 2일 오후 9시께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 금산 보리암의 요사채 주변에서 길이 4m, 높이 3m의 석축이 갑자기 무너져 2명이 긴급대피했다. 같은 날 오후 8시30분께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장복터널 인근 골프연습장의 그물망 고정 철탑 3개가 강한 바람에 기울어졌다.

오후 10시30분에는 창원시 의창구 북면 공사현장에서는 가설 울타리 20여m가 바람에 날아가 현장 관계자들이 급히 거둬들였다.

비슷한 시각 북면 화천리 버스정류장에서는 표지판이 넘어져 버스를 기다리던 임모씨가 타박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와 사천시, 양산시, 고성군, 산청군, 합천군 등지에서는 가로수 26그루가 넘어져 해당 지자체가 긴급 절단 또는 제거작업을 벌였다.

◇농로 유실 및 도로 통제·피서객 고립=3일 오전 8시께 통영시 광도면 장문리 대안마을 직전 도로가 침수돼 오전 10시55분까지 복구가 되지 않아 양방향 통행이 통제됐다. 또 오전 4시40분께 양산시 물금읍 범어리의 지하차도 내에서도 맨홀이 파손돼 양방향 2개 차선이 통제됐다.

같은 날 오전 1시께 남해군 남해읍 아산리 동천천에서는 길 30m, 높이 5m의 농로가 유실되고 남해군 서면 서상리 서상천에서도 길이 25m, 높이 3m의 농로가 물에 떠내려갔다.

또 오전 1시50분께 밀양시 산내면 천황오토캠핑장 입구 하천이 범람하면서 도로 통행이 한때 끊어지기도 했다.

3일 오전 9시 17분 통영시 한산면 추봉마을에 사는 정모(91·여)씨가 심장 통증을 호소, 풍랑주의보속에서 통영해경 경비정을 타고 통영항을 거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경은 정씨가 평소 심장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이날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가족이 해양 긴급신고 번호인 122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천 범람으로 지난 2일 오후 3시30분께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일대 지리산 계곡에서는 피서객 5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산청소방서 산악구조대가 밧줄 등을 이용해 1시간여 만에 계곡 바위에 고립된 5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축제 차질…해수욕장 썰렁 관광객·상인 울상=태풍의 영향으로 도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도 된서리를 받았다.

현재 도내에는 거제 바다로 세계로·사천세계타악축제(~3일까지), 사천삼천포전어축제(5일), 함양산삼축제(6일),거창국제연극제·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10일), 합천호로마을축제(~17일까지)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휴일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장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축제 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또 남해안 해수욕장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뚝 끊켜 상인들이 울상을 지었다.

◇농작물 침수·낙과=3일 오전 6시께 양산시 상동면 석계리의 일부 비닐하우스가 침수돼 긴급 배수작업을 벌였다.

진주시 집현면 사촌리의 복숭아 농장에서는 출하 직전의 복숭아가 상당수 떨어져 농민이 수거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도는 시·군 별로 정확한 농작물 피해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남에는 2일부터 3일 오전까지 지리산 485㎜, 시천(산청) 418.5㎜, 남해 316㎜, 거제 263㎜, 개천(고성) 305.5㎜, 수곡(진주) 232.5㎜, 대병(합천) 281.5㎜ 등 주로 남해안과 서부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부산지방기상청 창원기상대는 “경남에는 4일까지 30∼80㎜, 남해안과 지리산 일대에는 12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산사태와 축대 붕괴, 야영객 안전사고, 저지대 침수 등의 비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나크리’의 영향으로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 발효됐던 호우경보가 3일 오전 5시 30분 모두 해제됐다.

취재부종합

▲3일 제12호 태풍 '나크리'가 몰고온 강한 바람으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한 빌라 건물 외벽이 맥없이 뜯겨져 나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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