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8.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을 예방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양파
양파는 주 원산지가 이란과 지중해 지역인데, 우리나라에는 조선 말기에 미국과 일본을 통하여 유입되었다. 분류학상 양파는 백합과에 속하는 채소로써 땅속에 있는 비늘줄기가 발달한 것인데 흰색, 노란색 및 붉은색 등이 있다. 이 중 노란색 양파가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조직이 단단하여 장기간 저장도 가능하다.

양파의 재배 역사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역사적 흔적을 보면 이집트의 제1, 제2 왕조시대(기원전 3,000∼2,700년)의 무덤 벽화에 양파가 그려져 있으며,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10∼8세기, 로마에서는 기원전 5세기부터 재배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양파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1347년 유럽에 전염병이 창궐할 당시 런던에서 양파와 마늘을 팔던 가게에서는 전염을 면했다고 전해지면서부터다. 이때의 전염병은 흑사병이라 불리는 페스트로서 그 당시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유독 양파와 마늘을 팔던 사람에게는 페스트가 전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양파가 전염병을 막았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필자가 생각할 때, 양파 중에는 유황을 함유하고 있는 티오술피네이트(thiosulfinate) 등의 항균작용과 퀘르세틴(quercetin)과 같은 플라보노이드의 항염증 및 항바이러스 작용으로 인해 페스트의 전염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양파는 수수께끼 같은 식물로 여겨질 때가 가끔 있다. 껍질은 까도 까도 알맹이가 없고, 까도 까도 끝이 없는 것 같다. 또한 썰거나 다지면 눈물이 나기도 하는데, 그렇게 맵고 자극적인 양파를 조리를 하게 되면 강한 자극취는 사라지고 단맛이 더 강해진다. 참 신기한 변신을 한다. 양파를 썰거나 다지게 되면 최루 성분이 눈을 자극하기 때문에 눈물이 나는데, 까서 자르기 전에는 괜찮던 녀석이 자르게 되면 갑자기 최루 성분이 나타난다. 그 원리는 이렇다. 양파 중에는 이소알리인(isoalliin)이라는 성분과 이를 분해하는 알리나아제라는 효소가 서로 서로 이격된 방에 존재하고 있다가, 그것을 절단하게 되면 세포가 파괴되어 알리나아제가 이소알리인을 분해시켜 휘발성인 최루성 물질(프로페닐스르펜산)로 바뀌게 된다. 이것이 눈에 들어가 다시 분해되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눈물이 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양파를 조리하면 감미도가 더 높아지는 것은 양파의 성분 중에 알릴 프로필 다이설파이드(allyl propyl disulfide)와 다이알릴 설파이드(diallyl sulfide) 등이 가열에 의해 설탕의 50∼70배 단맛을 내는 프로필 머캡탄(propyl mercaptan)으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양파의 영양 성분은 수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탄수화물(7.7%)이고, 무기질로는 칼륨(130mg%)이 많고, 비타민류는 함량은 적지만 비타민 B1, B2, 나이아신(niacin)이 함유되어 있으며, 비타민C는 약 24mg%로 꽤 많은 편이다. 무기질 중에는 혈관에 콜레스테롤의 협착을 방지하고 심장의 발작을 예방하는 바나듐(V), 그리고 단백질로는 시스틴, 메티오닌 등의 함황 아미노산, 유기황화합물 등이 들어 있어 양파의 특수한 효능을 나타낸다.

양파의 기능성으로는 생활습관병의 예방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있다. 특히 항산화 작용과 항암 활성이 높은데, 이는 양파 중에 함유된 퀘르세틴, 캘페롤, 루틴, 갈릭산 등의 플라보노이드에 의한 작용이다. 이 중 퀘르세틴은 항산화 효과뿐 아니라 발암 과정에 관련된 주요 단백질과 직접 결합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시킨다. 따라서 양파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난소암 등의 발생을 예방하고 전이를 억제시키는 작용을 한다. 양파 중에 함유된 다이알릴 다이설파이드라는 유기황화합물은 발암 과정뿐만 아니라 암의 전이 과정까지 억제시킨다고 보고되어 있다.

양파는 또한 혈액을 맑게 하고 혈전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 양파가 혈액을 맑게 하고 혈전을 예방하는 원리는 양파 섭취로 혈액 응고나 선용계에 대한 항혈전작용, 혈관 확장과 혈소판 응집 억제 작용 등에 의한 것인데, 이러한 기능은 양파 중에 함유된 사이크로알리인(cycloalliin), 이소알리신(isoallicin), 아데노신(adenosine) 등으로 밝혀져 있다. 또 양파는 유황을 함유한 유기물에 의해 지질과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촉진하는 효소를 불활성화시킨다. 그리고 혈청 중의 지질과 나쁜 콜레스테롤(LDL cholesterol)을 감소시키는 반면에 좋은 콜레스테롤(HDL cholesterol)의 함량을 높이기 때문에 고지혈증의 예방이나 개선에도 유효하다. 이 외에도 기관지 천식, 골다공증 및 노화방지 등에 유익하다는 것이 여러 학자들의 공통된 연구 결과이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양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