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환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노경환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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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다
이전에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크게 히트한 적이 있다. 유명 가수들이 나와서 자신의 노래가 아닌 무작위로 추첨된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고, 즉석에서 청중평가단으로부터 평가를 받아 순위를 매기고 꼴등을 받은 가수가 하차하는 프로였다.

기존의 가수들이 본인의 노래만 하거나, 심지어 본인의 노래도 이미 녹음된 노래를 틀어놓고 생방송에서 입술 모양만 맞추는 이른바 ‘립싱크’를 하기도 하여 청중을 우롱하던 차에, 위 프로그램은 참신한 발상과 최고의 가수들도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받고 그 결과를 겸허의 수용하는 모습이 매우 신선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위 프로그램의 제목은 ‘나는 가수다’이다. ‘가수’란 무엇인가? 노래로써 오직 실력을 평가받고, 예술혼을 불태우는 것이다. 가수가 노래실력이 아니라 잘생긴 얼굴이나 춤 실력, 심지어 대형기획사의 기획력이나 연줄에 의해 인기가수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정정당당하지도 않다. 노래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긴데다 춤까지 잘 춘다면이야 완벽하겠지만 본말이 전도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요즘 세월호 침몰 사건이나 군대내 구타로 인한 병사 사망사건 등 각종 사건이 어지럽게 발생하고, 너무나 충격적인 뉴스가 매일 쏟아져 나오니 뉴스 자체가 무슨 엽기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참담한 사건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러한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예방해야 할 지휘, 감독자들이거나 책임자들이 본인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무슨 대책을 내 놓느니 시스템을 정비하느니 요란하지만 이러한 유사사건은 이미 그 이전에도 있었다. 서해 훼리호 사건이나 성수대교 붕괴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이 있었고, 군대 내 가혹행위나 폭행으로 병사가 사망한 사건은 창군 이래로 있어온 고질병 아닌가? 그 당시에도 대책이나 시스템을 개조하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던가? 과연 법령이나 시스템이 없어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거나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그 피해를 줄이지 못했을까?

이러한 대책이나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고 집행하는 것이니, 결국에 ‘사람’이, 아니 더 정확히는 ‘사람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대책이나 시스템으로 정비하더라도 백약이 무효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각 가수들이 가수의 본분에 맞게 최선을 다해 혼신의 힘을 다해 예술혼을 불사르고, 정정당당하게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였듯이, 우리는 각자의 직분을 성실히 하고 수행하고 있는가? 나부터 먼저 자성(自省)해 볼 일이다.

나는 과연 변호사로서, 교사로서, 의사로서, 간호사로서, 군인으로서, 공무원으로서, 유치원 교사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로서 내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였는가? 귀찮아서, 게을르서, 다른 사람이 하겠지하는 생각에, 아는 사람이라서, 또는 개인적 인 감정에 치우쳐 내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

공자께서도 제나라 경공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말씀하셨다. “군주는 군주답게 노릇하고, 신하는 신하답게 노릇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노릇하고, 자식은 자식답게 제 노릇을 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齊景公이 問政於孔子한대,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니이다.

또, 공자께서는 제자 자장(子張)이 정사(政事)에 대하여 묻자, 말씀하셨다. “마음을 두기를 게으름 없이 하고, 행동하기를 충으로써 해야 한다.”

子張이 問政한대, 子曰 巨之無倦이요 行之以忠이니라.

아는 것과 몸 써 행하는 것은 다르니 지금부터라도 매일 조금씩 조금씩 노력해 갈 일이다. 내가 먼저 바뀌어야 이웃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국민이 바뀌고, 나라가 바뀌지 않겠는가?

/노경환 변호사 법률사무소

나는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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