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마산 가포신항 해법은 없나
표류하는 마산 가포신항 해법은 없나
  • 이은수
  • 승인 201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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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2년째 개장도 못하고 수천억 시설 휴점상태
거액의 혈세를 투입한 마산 가포신항이 준공을 하고도 1년 넘게 개장조차 하지 못하고 표류하며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가포신항은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588억여원, 국고지원 1131억원 등 3092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예측치에 비해 실제 컨테이너 물동량이 부족해 운항선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은데다 부두 용도변경, 해양수산부와 민자사업자간 운영수익 보장방식을 바꾸는 재구조화 문제가 얽혀 개장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해법은 없는 것일까.

◇사업시행자-해수부 이견 법정다툼 조짐=가포신항은 사업시행자와 해수부의 이견으로 사업해지까지 가는 법정다툼의 기로에 처해있다. 가포신항이 좌초될 경우 경남도와 창원시는 119억원의 투자금을 송두리째 날릴 판국이다. 가포신항 개장과 관련해 특수목적법인(SPC) 자금지원, 부두용도변경, 엠알지(MRG)보장 등 크게 3가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준공한지 1년이 지나도록 개장을 하지 못하면서 시행사인 마산아이포트(주)는 운영자금이 바닥난 상태다. 아이포트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준공한 만큼 돈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수부 등 정부기관에서 그동안의 자금투입 등을 인정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줄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부두 용도변경건은 가포신항이 2년 6개월 가까이 개장이 지연되면서 신항으로 컨테이너 물량이 옮겨 갔기 때문에 달라진 상황에 맞춰 2선석의 컨테이너 부두를 일반(잡화)부두로 바꾸는 사업재구조화 문제와 얽혀있다. 마지막으로 수익보전 등과 관련해 현대산업개발컨소시엄은 이윤을 내기 힘든 상태에서 현재의 MRG 방식은 맞지 않다며 비용보전방식에서 운영수익보장방식으로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포신항은 실패한 국책사업인가=가포신항은 준공승인이 난지 1년이 지났으나 컨테이너 부두 2선석과 다목적부두 2선석 등은 황량한 벌판으로 방치되고 있다. 수요예측을 잘못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항구에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배가 들어오지 않는 신항을 추진한 황당한 원인과 그 배경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마산만을 파괴하면서 무리하게 추진한 해양수산부와 행정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에 해수부는 장기적으로 물동량이 차츰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요구로 시작한 가포신항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마산항 일반화물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가포지구 배후단지와 경남권 산업단지 개발에 따른 신규화물을 처리할 부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복귀 초읽기… 이주영 장관 역할 기대

가포신항이 1년넘게 표류하자 창원상공회의소 등 지역 상공계를 중심으로 개장요구가 거세다. 가포신항을 염두에 두고 배후부지에 입주한 업체들 또한 사기분양이라며 창원시와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준공을 마쳤는데 자금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개장 후협상’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시선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고 있는 이주영(마산 합포구)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이 그동안의 세월호사태에 발이 묶여 있었으나 조심스럽게 복귀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최근들어 해수부 관계자들에게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특별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영 의원측은 “컨테이너부두에서 일반잡화부두로 변경하면 엠알지(MRG) 방식도 바꿔야 하는데, 사업방식 변경 문제는 기재부에서 키를 쥐고 있다. 항만사업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부분은 기재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선개장 후협상 원칙아래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개장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산아이포트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와 재구조화 부두용도변경 문제 등을 놓고 협의를 해오다 새월호 사태가 터지면서 두달이상 협상이 진척이 없었다”면서 “창원시가 18차례 중재에 나서는 등 상황이 많이 호전됐다. 빠른 시일내 협상을 끝내 개장을 준비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가포신항만 배후(가포지구)현황 전경
가포신항만 배후(가포지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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