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비만
가난한 비만
  • 경남일보
  • 승인 2014.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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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요즘 TV의 코미디 프로는 뚱보들이 판을 친다. 남녀할 것 없이 100kg이 넘는 개그맨들이 인기다. 옛날에는 몸짱이거나 야윈 사람이 대세였는데 격세지감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이라고 한다. 뚱보들을 보면서 자신의 비만을 합리화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예부터 뚱보는 멸시의 대상이었다. 게으르고 미련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살찐 돼지보다는 야윈 소크라데스’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최근 밝혀진 통계를 보면 비만에도 빈부의 격차, 도농 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에게 비만이 더 많고 도시보다는 농촌에 뚱보가 더 많다는 사실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

▶고소득자들은 돈을 투자해 건강을 관리하지만 저소득층은 돈과 시간이 없어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건강관리 비용으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시대가 온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유한 비만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가난한 비만이 대세이니 이것도 선진국형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빈부격차가 건강격차인 시대가 왔다. 영양과잉시대에 먹거리는 풍요를 넘어 넘쳐나지만 정작 그것이 건강 적신호로 다가오고 만 것이다. 뚱뚱한 사람보다 날신한 몸짱이 부티가 나고 왠지 신뢰가 가는 세태라면 이제는 비만을 본격적으로 걱정할 때가 됐다. 농촌에서도 비만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가난한 사람들도 자기의 몸을 돌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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