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번개와 프랙탈
220. 번개와 프랙탈
  • 경남일보
  • 승인 201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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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지난 24일과 25일 남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12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시간당 100㎜ 안팎의 집중호우로 부산 지하철과 열차, 울산, 경남의 도로가 통제되는 등 공공시설과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기상청은 남부지방 곳곳에서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이상의 많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시설물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흔히 번개가 많이 치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한다. 이 말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한다. 천둥, 번개의 방전 에너지로 공기 중의 산소와 질소가 화합하여 일산화탄소로 변하고 이것이 물과 산소와 결합해 초산이 된다고 한다. 초산이 땅 속의 영양분이 되기 때문에 천둥, 번개와 풍년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천둥, 번개의 정체는 전기다. 전기는 공중에서 최단거리로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왜 지그재그로 갈까? 예부터 신비와 공포의 대상이었던 번개는 번쩍이면서 공중을 가르며 땅으로 떨어진다. 독일의 발터가 회전하는 카메라로 번개를 촬영하였는데 번개는 한 번에 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을 반복해서 계단을 이루듯이 방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기는 원래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높은 전압이 가해지면 분자가 전기를 띠고 이온으로 변한다. 그곳을 번개가 지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온은 공기 속에 균등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즉 공중에서의 번개의 전파는 습도, 기압, 온도, 이온화의 경향 등 여러 조건이 복잡하게 얽혀서 그 경로가 결정되기 때문에 일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진행한다.

결국 번개는 공기 속에서 전기가 통하기 쉬운 곳을 찾아서 최단거리, 즉 일직선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지그재그 코스로 진행하며 가지치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모습은 불규칙하지만 번개 모습의 전체와 부분인 가지의 모습이 비슷한 프랙탈 구조를 가진다.

프랙탈(fractal)은 현대수학의 이론으로 자기 닮음의 성질을 지닌 도형이다. 아무리 규모를 확대하거나 작게 하여도 여전히 같은 형태를 지닌다. 대부분의 나무의 구조는 큰 가지가 나누어지면서 여러 작은 가지가 생기고 그 작은 가지도 갈라지면서 또 작은 가지가 생긴다. 나무는 물과 영양분의 운반을 전체에 고루 미치게 해야 하기 때문에 프랙탈 구조이고 숲도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좁은 공간 안에 많은 뇌세포를 배치하기 위하여 넓은 표면을 갖기 위한 뇌의 주름 등 어느 한 부분이 상처를 받아 파괴되어도 전체적인 기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한 인체의 중요한 부분, 즉 폐, 모세혈관, 동맥, 정맥 등이 모두 프랙탈 구조이다.

우리 모두 단군의 후손으로 한 가지에서 탄생한 프랙탈 구조를 이루는 자손들이다. 가지를 자르는 아픔을 참고 견디며 힘을 모아 어떤 풍파도 견딜 수 있는 큰 나무를 만들 수 있도록 개인과 국가의 이익을 함께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김용수 (김용수 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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