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엽의 건강칼럼] 신경주사치료

허리디스크가 탈출 또는 파열되면, 신경이 심하게 붇는 일이 흔하게 발생합니다. 이 신경의 부기는 최대한 빨리 가라앉히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디스크가 심해 약과 물리치료만으로는 낫지 않지만 그래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수술을 피하기 위해 신경주사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신경주사치료는 부어오른 신경 근처에 가는 주사바늘을 주입한 후, 약물을 직접적으로 뿌려주는 치료이지요. 약물이 부은 신경에 직접 작용하여, 신경의 부기를 효과적으로 가라앉힙니다. 신경주사를 단순히 통증만 줄여주는 통증주사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주사치료는 진통주사나 마취주사가 아니고, 허리디스크에 근본적인 치료 효과가 있는 주사입니다. 신경주사로 화난 신경의 부기만 가라앉혀줘도 증상이 호전되어 수술을 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 효과가 좋은 분들은 주사를 한두 번 맞고 나면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70~80% 이상 좋아지지요. 약이나 물리치료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태의 허리디스크를 수술을 피하면서 낫게 할 수 있으니, 참 매력적인 치료라 할 수 있습니다. 신경주사치료는 허리디스크 탈출에 매우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신경주사치료에 반응이 좋은 경우,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극적으로 완화되며 수술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주사치료는 탈출된 허리디스크를 제거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부어오른 신경의 부기를 가라앉혀주는 치료이지요. 따라서 심한 허리디스크 탈출, 또는 허리디스크 파열로 인한 극심한 통증은 신경주사치료를 시행해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매우 심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주사치료가 말을 듣지 않는 거지요. 더구나 허리디스크 탈출이 아닌 파열이라면, 신경주사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경주사치료로 낫는 사람은 치료를 한두 번만 하면 통증이 급격하게 사라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신경주사치료를 두세 번 받았는데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신경주사가 나한테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야 하지요. 또한 신경주사치료를 네다섯 번 이상 시행했는데도 통증이 전혀 좋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심해진다면, 허리디스크 탈출이 매우 심각한 상태인 것입니다. 이 경우 신경주사치료를 더 받기보다는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신경주사치료는 통상적으로 1주 이상의 간격으로 3~4회 정도 시행합니다. 이후에는 당분간 주사를 맞지 않는 휴식기간을 가져야 하지요. 신경주사치료를 수회 시행해도 통증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담당 의사와 치료를 지속할 지 여부를 상의하세요. 반응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주사를 맞는다면 당연히 좋을 것이 없고, 신경주사치료도 남용하면 간혹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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