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편드는 거창군 속사정 뭔가
업체 편드는 거창군 속사정 뭔가
  • 이용구
  • 승인 201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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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기자
최근 거창군 남상면 월평리 일대에 레미콘 공장설립과 관련, 갈등해결을 위한 주민 간담회장에서 군이 업체를 대변하는 듯한 설명을 늘어놔 비난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업체와 주민간 갈등을 해결할 책임이 있는 거창군의 어처구니없는 태도다. 그동안의 관례대로라면 업체로 인한 민원해결은 업체가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주민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는 게 순리다.

그렇지만 이번 거창군의 행정행위는 너무도 달랐다. 업체가 아닌 군이 대놓고 나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군이 군수가 직접 참여하는 간담회 자리를 군이 앞장서 마련한다기에 상당히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기대감은 그리 길지 않았다. 간담회 자리는 주민의 희망은커녕 되레 군이 주민들을 설득하고 공장설립 후의 문제점 논의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등 주민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특히 간담회 자리에는 실질적인 주인인 업체 대표가 나와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데도 대표는 온데간데없이 결정권도 없는 관계자만이 덩그러니 뒷전에서 관망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어쩌다가 한마디 한다는 말이 “문제가 있으면 보상만 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무책임한 항변만이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그저 할 말을 잃은 표정들이었다. 게다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공장설립 지역의 지역구 출신인 군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군의원의 태도다. 어쩐 일인지 자신의 지역구 일이고 민원인데도 불구하고 참석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간담회 말미에 한마디하라고 권유하자 마지못해 그가 던진 한마디는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공장설립이 되면 거창군이 남상면에 무얼 해 줄 수가 있는지”를 업체가 아닌 군수를 향해 짧게 던졌다.

그러자 실망을 떠나 일순간 주민들은 의아해하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마치 이 의장의 질문은 사실상 군이 공장설립 허가는 물론 공장도 들어선다는 가정하에 하는 질문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군 의장의 처신과 군이 행한 이 모든 상황은 누가 봐도 업체와 행정이 한통속이라는 인상을 갖기에 충분하다. 주민들의 고통과 군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군의장과 군수는 귀담아 들어야할 쓴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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