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바로서기 육아법
스스로 바로서기 육아법
  • 경남일보
  • 승인 2014.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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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미래촌아이童長)
우리들에게는 선조들께서 전해준 아기들 키우는 귀한 육아법이 있다. 할머니는 막 앉아 있기를 시작한 한살도 안 된 아가에게 몸짓과 소리로 가르쳐 주었다. 말소리와 함께 몸놀림을 통하여 몸 가누기를 따라하도록 열심히 가르쳤다. 처음엔 ‘까꿍까꿍 까꿍까꿍’(얼굴을 두손으로 가렸다 떼며 아가를 까르륵 웃게 하는 동작)으로 시작한다. 열 가지가 넘는 동작들을 모아 아기를 바로 서게 한다.

‘도리도리 도리도리’(고개를 돌린다)-‘짝작궁짝작궁 짝작궁짝작궁’(손뼉을 친다)-‘곤지곤지 곤지곤지’(왼쪽 손바닥 용궁을 오른손 검지로 찍는다)-‘잼 잼 잼 잼’(주먹을 쥐었다 폈다 한다)-‘애비애비 애비애비’(좌우로 손사래를 친다)-‘아아 아아 아아 아아’(소리를 내며 입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톡톡 친다) 할머니는 소리와 동작을 하며 아가가 따라하게 한다. 앉아 있는 아기의 손과 팔에 힘을 돋우게 한다.

‘섬마섬마 섬마섬마’(아가를 방바닥에 세운다)-‘부라부라 부라부라’(세워서 좌우로 흔든다)-‘시상시상 시상시상’(앞뒤로 흔든다)-‘따로따로 따로따로’(아가를 할아버지 한손으로 올려 세운다)-‘질나비 훨훨 질나비 훨훨’(아가 양옆구리에 손을 넣고 나비처럼 공중으로 날게 한다) 아기를 세워서 발 다리에 힘을 길러 준다. 아무런 도구를 쓰지 않고 맨손으로 홀로 서기를 가르치는 따뜻한 손길이 조상들이 우리에게 준 육아비법이다.

마지막으로 아가의 두손을 잡고 ‘걸음마 걸음마’로 한발짝 두발짝 발걸음을 떼게 한다 . 드디어 홀로 서기, 홀로 걷기가 끝나면 이제 스스로 세상 살아가기에 주저함이 없다. 할머니의 따뜻한 맨손으로 아기는 스스로 서고 세상에 나서는 첫걸음에 환호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위의 몸놀림 육아법을 단동10훈(檀童十訓)이라는 어려운 한자로 설명하고 있다. 몸가늠의 지혜를 한자로 엮어내면서(道理道理, 作作弓등) 오히려 기피하고 있는 요인이 되었다. 한살도 되지 않은 아기에게 철학과 윤리를 가르친다는 해석이 너무 억지다. 아기의 몸가늠에는 말소리와 동작만으로도 만족이다. 그냥 주문 외우듯 장단을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면 저절로 몸놀림이 되는 것이다.

문명과 문자로 쓸 일이 아니다. 할머니·할아버지, 아빠·엄마의 가르침(몸놀림)이 아기를 홀로 서게 하고 스스로 걷게 하는 배움(따라하기)이다. 우리네 현대 육아법이 겁이 난다. 천재와 스타를 만드는데 혈안이다. 각종 문명과 도구를 활용하면서 오히려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이 아닌 기계(청각 시각 촉각 등)에 의존하고 있어 안타깝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아기들을 달랠 수 있는 영상 그림을 담아 보여주고 있어 과연 바른 육아법일까 걱정이 크다. 전통과 현대의 충돌이 가장 크게 부딛치고 있는 육아법이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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