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언기자
사건을 지켜보면서 경찰의 태도는 차치하더라도 “어린 십대 소녀들이 왜 성인들도 생각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의 주인공이 됐을까? 최소한의 도덕적 양심마저 이 소녀들에게는 없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이들에게, 혹 학교 교육의 부재는 아니었을까. 언제부턴가 학교는 바른 인성을 가르치는 배움의 도량이 아닌 성적우수 학생만 양산하는 동네 학원으로 전락해 버렸다.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가치와 예의를 배울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마치 높은 성적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최고의 수단이고, 그것이 바른 것이라고 여기는 풍토가 자리 잡았다.
바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청소년들로 인해 신문 사회면에는 10대 청소년 사건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기성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구조, 학교 교육, 윤리교육 등의 부실함에 근거한다. 아마도 이 중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학교 교육일 것이다. 어느 노학자는 “학교에서 윤리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데, 사회에서 무슨 공중도덕이나 예절을 기대하겠는가”라며 한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난 1973년부터 초·중·고교에서 필수과목으로 1주일에 최소 2시간씩 수업하던 윤리·도덕은 1997년 7차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영어수업 시행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당 1시간으로 줄었다. 이마저도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사회영역의 선택과목으로 정해지며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교육의 아버지 페스탈로치는 인간의 본성을 개발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며, 모든 능력(지적·신체적·도덕적)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변해 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바른 길, 사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