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언어의 사용
올바른 언어의 사용
  • 경남일보
  • 승인 201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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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 월요단상>
모름지기 언어가 의사와 소통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할지라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의사의 소통과 정보의 전달을 위해서라면 되도록 까다롭지 않고 알기 쉬운 말을 사용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잘난 인물로 보이고 싶은 허영심 때문에 어렵고 복잡한 표현을 즐겨 사용하기도 한다. 그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대부분 언어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으므로, 일반 사람들이 못 알아듣는 어려운 언어를 사용해서 자신을 돋보이도록 만들어 자랑으로 여기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말이란 서로간의 이해의 증진 또는 진리로서의 접근을 위해 대화를 하여야 함에도, 본래의 목적은 뒷전으로 돌리고 논쟁으로 상대편을 누르거나 설득으로 내 주장만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일에만 열중하는 경우를 본다. 대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언제나 제 말만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언어의 본질을 망각할 수밖에 없다. 서로 제 의견이 옳다는 것만을 내세우며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다. 내 의견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명심하고 상대편의 옳은 의견을 받아들이고자하는 유연한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만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만약 언어가 딴 목적을 위해서 쓰이고 있다면 그것은 옳지 못하다. 이를테면 언어란 본래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도리어 남을 속이는 결과를 얻기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남을 속이는 행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반드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남을 속이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남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서 좋은 말을 많이 하기는 쉽지만, 말만 앞세우고 뒷감당을 못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린다.

사람에 대한 불신이 많은 것은 사람들이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상호간의 기본적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하며, 그 기본적 신뢰의 구축을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것은 아름다운 언어를 진심으로 전달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상대의 감정을 잘 배려할 수 있는 언어가 진심을 전달하지 않는다면 의사의 소통이 어려우며, 의사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대화다운 대화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화는 서로에게 의사전달을 위한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말을 잘못하면 화를 입기 쉬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이기도 하며, 또한 침묵을 지키는 소극적 자세가 무난한 처세술이라는 것도 일반 사람들의 상식이기도 하다. 말이란 어느 때에나 바르게 사용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말을 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할 말을 안 하고 숨기는 것 또한 말을 바르게 사용하는 길은 아니다. 언어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는 지식인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할 말을 하되 그 말이 진실과 부합하도록 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도록 하는 것이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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