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편제
동편제
  • 경남일보
  • 승인 2014.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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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임권택 감독이 만든 영화 서편제는 우리에게 판소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 민족 특유의 창법은 애환을 고스란히 소리로 표현하는 깊은 맛이 있다. 별로 대접받지 못한 소리꾼들의 삶이 절절히 묻어 나는 서편제는 국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모멘텀이 되기도 했다.

▶광주를 중심으로 발달한 서편제는 정교하고 감칠맛이 돋보인다. 발림이 많아 연기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는 특징이 있다. 이런 면에서 구례와 하동 등지에서 발달한 동편제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동편제는 한마디로 기교가 없다. 선천적 성향에 의존하여 막자치기라고도 한다. 말을 던지듯 촘촘히 엮어가 발림이 거의 없다. 지역적 특성으로 남아 두 창법 편제가 오랜 세월 공존하며 지금도 맥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 고장 하동은 근대 명창의 고장이라 할 만하다. 판소리의 5대 대가 중 2명이 하동과 인연이 있다. 이선유와 유성준 명창이 바로 그들이다. 흔히 사람들은 서편제라는 영화로 인해 판소리는 곧 서편제라는 인식이 깊다. 서편제와는 편제가 다른 동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최근 하동 동편제명창기념관에선 이지방 유성준 국창을 기리는 행사가 있었다. 전국의 국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귀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동편제는 아직도 설고 대중적이지 못한 음악이다. 박제되어 진화를 멈춘 우리 고유의 음악으로 남아 있다. 차제에 동편제와 서편제를 한곳에서 공연하며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하동이 악향으로 다시 조명을 받는 것이 동편제가 재평가되는 길이 아닐까.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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