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팔리는가
베스트셀러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팔리는가
  • 연합뉴스
  • 승인 2014.10.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리 제5대학 교수 ‘베스트셀러의 역사’ 번역 출간
베스트셀러(best-seller)란 말은 1889년 미국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한 뒤 영국을 거쳐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애서가이자 엄청난 독서광인 파리 제5대학의 헌법학자 프레데리크 루빌루아 교수는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의 역사’(까치 펴냄)에서 지난 500여 년 동안 나온 베스트셀러의 실체를 분석한다.

16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출판 혁명이 일어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400여 권의 사례 분석을 통해 베스트셀러 조건의 역사적변천, 베스트셀러가 나타난 시대상과 사회상을 고찰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책 중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행운을 누리는 책은 극히 일부다.

판매부수로 평가되는 책의 성공 여부와 책의 질 사이의 상관관계는 지금까지도 논란이 분분할 정도로 정의하기 어렵다.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워 외면받을 것처럼 보였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스티븐 호킹의 ‘짭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는 예상 밖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지금은 고전으로 추앙받는 스탕달의 ‘적과 흑’, 스콧 피츠제럴드가 8만부 이상을 기대했던 ‘위대한 개츠비’의 처음 성적은 초라했다.

이처럼 베스트셀러의 세계에는 예상을 뒤집는 일과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넘쳐난다.

저자는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책, 저자, 독자의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한다.

첫 번째는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인가 하는 점이다.

그는 성공과 문학적 가치는 필연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기에 베스트셀러를 정의하는 데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판매부수뿐 아니라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 국경을 초월해 폭넓게 사랑을 받았는지 두루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나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당대에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제7권은 전 세계 동시발매 첫날 1100만부의 성적을 올렸다. 반면, ‘적과 흑’은 초판 발행부수가 750부밖에 안 됐지만 지금은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보는 두 번째 방향은 저자가 어떻게 베스트셀러를 만드는가 하는 문제다.

프레데리크 루빌루아 교수는 “저자는 기본적으로 작가 혼자서는 절대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없다”고 단언한다. 결코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베스트셀러가 탄생한다는 말이다. 일관된 작법이나 대필자의 도움, 미디어나 영화산업의 영향, 검열·소송 등이 모두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알렉상드르 뒤마나 쥘 베른의 뒤에는 대필자들의 존재가 숨어 있고,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저자가 건넨 원고를 빼돌린 발행인 펠트리넬리로 인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검열과 소송으로 인해 열광적인 판매 붐이 일었다.

그러면 독자들은 왜 베스트셀러를 구입할까.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15위까지 목록을 보면 종교 서적이 4권, 정치 관련 텍스트가 4권, 실용서나 교과서 2권, 소설이 5권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구원을 얻기 위해서나 성공을 일궈내기 위해 책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을, 또한 남들과 구별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더불어 취향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 책을 사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상해 옮김. 360쪽. 2만원.


연합뉴스

베스트셀러의 역사 표지
베스트셀러의 역사 표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