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승강기의 과거·현재·미래를 만나다
한국승강기의 과거·현재·미래를 만나다
  • 김응삼/강진성
  • 승인 2014.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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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서 개최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 조직위 출범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 조직위원회 출범식에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공창석 원장을 비롯한 조직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대인들이 매일 같이 타고 내리는 승강기(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지만 3만개가 넘는 부품들이 어떻게 오차 없이 작동되는지, 현재 기술은 어디까지 왔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오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4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조직위원장 공창석·현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가 그 비밀의 문을 연다.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는 안전행정부가 주최하고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코엑스가 함께 연다. 국제승강기엑스포는 2010년에 시작해 격년제로 열어 올해로 3회째며,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2만5000여명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에선 승강기를 주제로 여는 유일한 박람회다. 올해는 세계전시연맹으로부터 국제전시인증인 UFI를 획득해 세계가 인정하는 전시회로 성장했다. 특히 산업적인 연계성이 높은 건축산업대전과 함께 열어 비즈니스 효과를 극대화한다.

우리나라는 인구대비 승강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 중 하나다. 현재 51만대 이상이 운영되고 있어 인구 100명당 한 대꼴로 승강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승강기 운영대수로는 세계 9위고 신규설치 증가율로는 중국, 인도에 이어 3위다. 우리나라에는 승강기 전문 기술자를 양성하는 승강기대학교와 집적화 산업단지인 승강기밸리도 거창군에 둥지를 틀었다. 승강기 완제품과 부품, 물류분야 기업체 24곳이 들어서는 승강기산업의 핵심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엑스포 주최인 안행부에는 승강기 국민안전과 산업진흥을 담당하는 ‘승강기안전과’도 올해 4월 신설됐다. 정부출범 이후 전담과가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승강기안전과는 안행부 제2차관 안전관리본부 소속으로 승강기 제도는 물론 검사, 사고조사 및 판정, 교육홍보, 국제교류 등의 업무수행을 통해 국민의 승강기 안전과 산업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민병대 안행부 승강기안전과장은 “이번 엑스포는 한국 승강기의 위상을 높이고, 산업의 재도약 기회가 될 것이다”며 “엑스포를 통해 국민의 승강기 안전과 산업이 단단해지는 계기를 만들어 명실공히 국제수준의 특화된 전문엑스포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관 개관
지난 5월 13일 열린 2014중국광저우국제승강기엑스포 한국관 개소식에서 공창석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개관식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첨단 승강기 산업의 경연

올해 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는 최첨단 승강기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필 수 있다. 이번 엑스포에는 국내 토종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해 미국 오티스엘리베이터, 독일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일본 미쓰비시엘리베이터, 중국 깡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신기술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승강기 완제품과 부품, 유지보수, 보안장비, 조명장치 등 국내외 114개 기업이 참가신청을 마쳤다. 이는 당초 예상목표인 100개 기업 유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이번 엑스포에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초고속 기종이나 탑승객 운반 효율성을 극대화한 승강기 신기술 제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하나의 승강로에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독립적으로 운행하는 ‘트윈(TWIN) 엘리베이터’와 한 개의 승강로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더블테크(Double Deck) 엘리베이터’ 기술이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분속 1080m의 초고속 엘리베이터도 엑스포에서 만날 수 있다.

국제승강기엑스포는 신기술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 남산 등 높은 산과 깊은 지하철 역사를 비스듬히 오르내리는 경사형 엘리베이터와 화재 시 연기 유입이 완전 차단되는 피난구난용 엘리베이터, 가정용 엘리베이터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색 기술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게 된다.

꼭 필요한 승강기 안전장치 기술도 살필 수 있다. 승강기에 갇히면 외부에 신속하게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비상통화장치’와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장치, 정전으로 멈춘 엘리베이터를 안전층까지 이동시키는 ‘비상전력 공급장치’ 등도 전시된다. 엑스포 전시장 내부에는 카페와 샌드위치 코너 등 참가 기업들과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준비했다.

◇국제 승강기 리더들 서울로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승강기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유럽표준화위원회 ‘에스판디어 가리반’(Esfandiar Gharibaan) 승강기의장을 비롯해 아태승강기협회의 ‘이안 토드킬’(Ian Todkill) 회장, 국제표준화 ‘데이비드 맥콜’(David McColl)승강기안전위원장, 중국엘리베이터협회 ‘장 렉시앙’(Zhang Leziang)부회장, 독일승강기기술인협의회 ‘아킴 후터’(Achim Hutter) 회장 등 국제 승강기 산업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엑스포 개막식과 국제회의 및 세미나 참석을 위해 내한한다.

먼저 개막 첫날인 28일부터 30일까지 관련 분야에선 가장 권위 있는 ‘국제승강기표준화회의(ISO/TC 178)가 열린다. 이어 개막 당일 아태승강기협의회(PALEA)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같은 날 한국의 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과 승강기보수협회가 공동주관하는 ‘승강기 유지관리업 발전방향 토론회’가 열린다. 개막 다음날 29일에는 7명의 국제승강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승강기 세미나’가 개최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와 오티스엘리베이터가 주관하는 ‘신기술·디자인 트렌드 주제의 설명회’가 이어진다.

30일에는 한국승강기학회가 주관하는 학술포럼이 오전에 열리고 당일 오후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신기술발표 및 빌딩승강기 진동(Building-Elevator Sway)’이라는 주제로 강연도 열린다.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성

국제승강기엑스포에는 제품전시와 함께 승강기테마관, 방문객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공연과 볼거리, 즐길거리도 쏠쏠하다.

먼저 한국승강기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는 ‘승강기 테마관’에서 살필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 승강기 100년 간의 발자취와 엑스포의 어제와 오늘을 엿볼 수 있는 역사관과 각종 중대사고와 예방법을 알려주는 안전관, 상상 속 승강기를 미니어처(1m 내외)로 만든 ‘모형승강기’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 엑스포 전시장 내부에는 스타작가인 신달자 시인을 비롯해 오세영 시인 등 유명 작가들이 직접 쓴 시와 수필로 꾸며지는 문학관이 관람객의 쉼터 역할을 한다. 어린 손님을 위한 종이접기 승강기 체험놀이와 안전을 주제로 진행되는 인형극도 준비돼 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하루에 5~8회의 마술쇼와 판토마임, 버블쇼, 퀴즈쇼 등을 펼칠 예정이다.

공창석 엑스포조직위원장은 “국제승강기엑스포는 국내외 승강기산업의 흐름과 성과는 물론 미래 가치들을 집대성해 유익한 정보와 안전도 챙길 수 있는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면 재밌는 승강기 역사 >

우리나라에서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휠체어 리프트를 통칭해 승강기라고 부른다. 미국에선 엘리베이터(Elevator), 유럽에서는 리프트(Lift)가 일반적이다. 엘리베이터의 가장 기본적인 장치인 도르래는 무거운 물체를 손쉽게 끌어올리고자 했던 사람들의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BC 200년경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Archimedes)가 개발한 도르래는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릴 때 사용했던 두레박으로 이 장치는 결국 사람까지 들어 올리는 엘리베이터로 발전했다.

현재의 엘리베이터 기본구조와 가장 흡사한 엘리베이터가 실용화된 것은 미국 출신 발명가인 ‘엘리샤 그레이브 오티스’(E.G. Otis)에 의해 19세기 첫선을 보였다. 1853년 오티스는 엘리베이터가 추락해도 안전한 낙하방지 장치를 발명해 세계 최초로 안전한 엘리베이터를 만든 인물로 기록됐다. 지금도 오티스라는 승강기 브랜드는 전 세계에 애용되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엘리베이터의 역사는 수력이나 수압을 이용하던 형태에서 단계적으로 증기기관을 거쳐 전동기에 의한 구동방식으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일본의 한 건설회사가 2050년까지 우주엘리베이터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승강기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10년 조선은행(지금의 화폐금융박물관)에 최초 설치됐다. 승객용 엘리베이터는 1914년 철도호텔(지금의 웨스턴 조선호텔)에 맨 처음 설치됐다. 2014 국제승강기엑스포는 한국에 승강기가 도입된지 꼭 100년인 2010년도에 개최돼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다.

김응삼기자

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관
지난 5월 열린 2014중국광저우국제승강기엑스포에서 중국 현지 바이어가 한국관을 찾아 한국승강기에 관한 자료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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