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쟁
호투쟁
  • 양철우
  • 승인 2014.11.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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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우 기자
양철우기자
밀양을 대표하는 정신을 꼽으라면 사명대사의 충의와 점필재 김종직의 지덕, 아랑낭자의 정순 정신을 흔히 논한다. 그래서 이들 정신들은 계속 전승 발전돼 오며 밀양 사람들의 뿌리가 됐다. 그러나 밀양은 충의·지덕·정순만 가지고 이야기를 끝낼 수 있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우리가 잊고 살아온 것이 있다. 아니 사실은 버리고 살아온 것이다. 바로 ‘호투쟁(好鬪爭)’이다.

1425년 세종 때 편찬된 경상도지리지에 고려시대 김사미 효심의 민란과 삼별초의 마지막 항전을 예로 들면서 ‘밀양은 호투쟁의 땅이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에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 승병활동과 일제강점기 밀양출신 독립운동가들의 근간이자 궤적이다고 지역 역사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 밀양이다. 김원봉·윤세주·황상규·고인덕·손일민·최수봉 등 수많은 독립열사를 배출했으며, 독립운동의 성지라 할 수 있다. 밀양출신으로 서훈을 받은 독립운동가가 63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훈격이 높은 건국훈장애족장 이상 서훈을 받은 열사만 37명이다. 이 중 33명의 열사는 밀양시독립기념관 개관 당시 흉상을 제막해 그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처럼 호투쟁의 의미는 단순하게 싸움을 좋아한다는 것이 아니라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이다. 이것은 애국과 호국을 바탕으로 한 밀양사람들의 기백이자 정신인 것이다.

이제까지 버려뒀던 호투쟁은 밀양의 귀중한 정신문화 자산임에 틀림없다. 지금부터라도 호투쟁 정신을 재 정립해 그 정신문화를 선양하고, 또 항일독립운동사에서 우리 밀양이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밀양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 한 때다. 역사를 바로 알고 계승 발전시키는 것은 밀양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이다. 지방자치시대 지역의 역사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은 사명이자, 의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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