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지우(杞人之憂)의 현실
기인지우(杞人之憂)의 현실
  • 경남일보
  • 승인 2014.11.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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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쓸데없이 걱정하는 것을 두고 기우(杞憂), 기인지우(杞人之憂)라 한다. 이 고사의 유래는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에 고대 중국 기(杞)나라에 살던 우라는 사람이 매일 같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이야기에서 나왔다. 속담에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가 있다. 기우는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해 과하게 걱정하고 두려워할 때 있을 수 없는 가능성에 얽매이지 말고 허황된 생각을 비판하는데 쓰인다.

▶서울 등 전국 곳곳의 대형개발지역에서 싱크홀(sink hole·땅이 꺼져 생긴 구멍), 환풍구 붕괴, 화재 인명피해 등 잇따른 사건이 발생, 국민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일을 접하니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기우(杞憂)’에 담긴 이야기가 떠오른다.

▶‘걱정도 팔자’라 하지만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인한 싱크홀 현상으로 대형건물이 기울어지는 등 잇따른 위험천만한 일의 현실은 기(杞)나라 사람의 걱정을 쓸데없는 걱정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04명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 같이 예상 못했던 게 실제 일어났다. 땅이 꺼질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무언가가 큰 사건이 일어 날수 있다는 걱정과 이번 펜션 바비큐장에서 화재로 인명피해 등만 봐도 알 수 있다. 하도 예상 못했던 사건이 연이어지자 놀랍게도 ‘습관성 걱정’을 하는 기우(杞憂), 기인지우(杞人之憂)가 현실이 됐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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