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미생
  • 임명진
  • 승인 2014.11.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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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진 기자
임명진 기자
드라마 ‘미생’이 직장인들의 큰 공감대를 사고 있는 모양이다. 매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단다. 미생을 언급하며 다음 주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는 이도 있다. 취업전선에 뛰어든 대학생들에게도 미생은 큰 인기다. 기업에서 아직 근무해보지 않은 취업준비생에게 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생은 대기업 종합상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에피소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아마도 월급 받고 일하는 모든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얼마나 눈물겹게 노력하고 있는지 그 애환을 이 드라마는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고등학교 친구에게 을의 관계로 접대하는 장면과 직장 상사에게 굽실대는 모습, 직급이 낮은 직원이 습관처럼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장면 등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 모습이 지금의 취업준비 대학생들에게 어떤 눈으로 비쳐질까 궁금해진다.

한때는 대기업 종합상사는 대학생들이 꼽는 최고의 직장이었다. 세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뛰던 상사맨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IMF 이후 개척·도전정신보다는 안정이 최고가 돼 버렸다. 지금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직장은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까지 주는 공직이 된지 오래다. 중소기업은 인력이 없다고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데, 9급 공무원 채용시험에는 대학졸업생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우연일까. 한국은 IMF 직후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일본처럼 장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런 현상이 우리 사회가 도전과 개척정신을 상실하고 있는데서 비롯되지는 않았을까. 요즘 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 취직이 되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일이겠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사람들이 안정만 찾는 우리 사회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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