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푸앵카레의 추측과 페렐만의 증명(2)
228.푸앵카레의 추측과 페렐만의 증명(2)
  • 경남일보
  • 승인 2014.12.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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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100년 동안 증명되지 않은 우주 모양에 대한 ‘단일 연결인 3차원 다양체는 구와 같은 것인가?’(3차원 두 물체가 특정 성질을 공유하면 같은 것인가?)의 푸앵카레의 추측은 미국의 클레이 수학연구소에서 2000년 5월 24일 상금 100만 달러의 밀레니엄 문제 일곱 개중 하나로 제시된다.

2003년 4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강당은 대만원이었다. 구겨진 정장에 낡은 운동화, 아무렇게나 기른 긴 머리의 무명의 러시아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이 저명한 수학자들 앞에서 수학 사상 가장 어렵다는 푸앵카레의 추측을 온도, 에너지, 엔트로피 등 기존의 수학적 접근과는 전혀 다르게 나온 지 20년밖에 안 되는 ‘리치흐름 방정식’을 이용하여 증명하였다.

다른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사실은 수학자들이 그를 이해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는 ‘증명했다’는 선언을 스스로 단 한 번도 하지 않았고, 모든 의문들에 성실하게 답한 뒤 고향 러시아로 돌아갔다. 그가 2002년 11월 자신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논문을 올린 지 5개월 만의 일이었다.

2006년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시상식에서 수상을 거부하고 그 공로로 2010년 3월 20일 클레이 수학연구소의 상금 100만 달러도 “내가 우주의 비밀을 좇고 있는 데 100만 달러를 좇겠는가”라며 거절하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낸 수수께끼를 풀며 14세 때 국제수학 올림피아드에서 만점을 받고 레닌그라드 대학을 졸업한 페렐만은 ‘언젠가는 아무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유명 대학의 교수직을 거절하고 연구실의 한 귀퉁이 작은 책상에서 고독을 견디면서 오직 문제에만 집중한 7년의 결과였고 “나의 증명이 확실한 것으로 판명됐다면 그만이다. 더 이상 다른 인정은 필요 없다”라고 하였다.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30파운드(약 5만4000원)의 연금으로 살아가는 생활형편에도 최고의 영예와 부를 거부한 페렐만을 찾아온 기자를 향해 “나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졌소”라며 끝내 문을 열지 않았다.

 김용수 (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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