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내 탓이오, 네 탓이오’
[대학생칼럼]‘내 탓이오, 네 탓이오’
  • 경남일보
  • 승인 2014.12.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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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과제가 있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인데 잘하면 거액의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창업)아이템이다. 사업아이템은 창의력을 요한다. 그런 내가 거의 한 달간을 사업아이템에 대해 생각한 것 같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들으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살펴봤으며 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보려고도 노력해 봤다. 그러나 지금까지 떠오르는 아이템이 없다.

사업아이템을 고민하는 것이 이제껏 획일화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지, 수동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다시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어쩔 땐 창의력·상상력이라는 융통성을 발휘하려다 ‘네가 뭘 아냐, 그게 될 것이라 생각하느냐. 무슨 엉뚱한 소리냐’ 등 호되게 무안을 겪은 일도 있었다. 그런 것에 익숙해지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것에 대한 기쁨은 잊어버렸다. 수동적 삶이라는 현재의 결과는 새로운 것에의 도전에 따르는 여러 가지 불편함이 싫어서 스스로 포기한 결과다.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 탓이오’라는 말을 많이 썼다. 남 탓을 하기보다 자신의 탓을 함으로써 손해를 보더라도 좋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하면 ‘멍청이, 바보’가 된다. 그래서인지 현 사회는 ‘남 탓’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내 탓이오’라는 말은 듣기가 힘들어졌다.

기업들은 멀티플레이어를 원한다.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못하는 것 없는’ 직원을 원하는 것이다. 9대 스펙, 11대 스펙까지 생겨난 상황이다. 거기에 배제되어 왔던 창의력까지 가세해 소위 ‘좋은 직장’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주입식 교육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어디에서도 받을 데 없는 이 시대의 대학생들은 억울하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

그렇다고 기성세대를 탓하기만 해선 안 된다. 기성세대는 ‘내 탓이오’라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며, 다음 사회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은 어긋나 있는 사회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창의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조금씩 관료주의가 옅어지면서 일개 사원의 의견이 존중되는 직장들도 많이 생겨났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더 늦기 전에 우리들은 수동적인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다.

 
김서현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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