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어린시절
<이준의 역학이야기>어린시절
  • 경남일보
  • 승인 2014.12.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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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저마다의 가슴 속에 고이 간직하며 살아간다. 그때는 몰랐지만 괴로웠던 즐거웠던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마냥 새롭고 새삼 그립다. 어린 날의 아름다운 기억들, 해맑은 미소, 순수하였던 마음들…. 이런 것들을 기억하며 사람들은 갖은 유혹들을 견디고,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저마다 아름답게 살아간다. 또한 아이들이 생기면 이들의 해맑은 재롱을 보며 행복해하고, 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또 용기 있게 현실에 도전한다. 이런 게 사람들의 인지상정이다. 그리하여 도스또엡스키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알료사의 입을 통하여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사람을 선량하게 만든다고도 설파하였다.

또한 닉슨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허트슈네커는 ‘무엇이 그들을 병들게 하였나’에서 대개의 권력자들 및 사회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출세한 자들은 어린 시절의 괴로운 상처를 마음의 바탕에 깔고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의 상처에 대한 보상심리로 권력을 거머쥐어 사람들에게 호령하고, 재력을 움켜잡아 사람들을 굴신 거리게 하고, 화려한 명망가로서 이름을 날리며 살아 가고 싶어 한다고 한다. 그리고 대개 그런 상처의 치유책으로 권력자도 되고, 재벌도 되고, 사회적 유명인사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심리와 반대로 지나치게 귀하게 자란 어린 시절의 황홀한 추억에 대한 향수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어른의 마음을 갖지 못하고 좌충우돌 괴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도 많다. 괴로운 피터 팬 증후군이다. 이들은 나이만 성인이지 마음은 유치한 어린애 수준이다. 이런 구상유취(口尙乳臭) 수준에서 현상과 사물과 사람을 보고 일들을 마주하니 늘 실패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늘 옛날타령을 하며, 든든하고 훌륭하였던 아버지 어머니를 입에 달고 살며, 대단한 집의 아들 딸 임을 듣기 싫도록 읊조리고, 마주치는 사람들은 온통 하찮고 별 볼일 사람들로 득실거린다며 신세타령을 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훌륭한 부모도 되지 못하고, 바람직한 사회인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하여 지나치게 귀하신 몸으로 응석받이로 자란 사람들의 인간관계와 사회적 성취정도는 보잘 것 없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은 정말 중요한 요인이다.

정유년 정미월 을유일 을유시 여자이다. 일시천간 을을의 자아의식이 강렬하고, 을미 재성으로 어린 시절 권세와 재력이 상당한 집안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밖에 없는 과거의 재성이 정말 소중하여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여기에 집착하고 있다. 지난 세월이었지만 정화의 식상 표현이 재기발랄하고 재잘거리며 재롱을 떠는 모습이 아름다웠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을목에게 정화는 자평에서는 식신이나, 신월에서는 상관이다. 그래서 식상으로 일컬었다. 지지 관성이 즐비하여 늘 남자를 앙망하고 남자들에게 순응하고 또 남자들과 싸우고 있다. 아버지의 그림자로 세상 남자들을 바라보니 아버지만한 남자가 세상천지에는 없다. 그리하여 끝없이 남자들을 만나지만 또한 미련 없이 남자들을 버린다. 이 과정에서 남녀 간의 갈등이 격렬하게 요동치며, 스스로 죽으려 시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원국의 구조상 일시주의 두자리살로 한 번의 결혼에 안주할 수 없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옛날을 생각하면 현실의 모습이 이래저래 괴로워 죽겠다. 그리하여 엄마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옛날은 그것이 괴롭던 좋았던 옛날일 뿐이다. 옛날은 흘러갔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 이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 곁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씨익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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