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12.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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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 천식의 명사수는 도라지
도라지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로서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의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 지역에 걸쳐 자생하고 있으며, 높이가 큰 친구는 1m에 이르고 7-8월에는 푸른 자주색 또는 하얀색 꽃이 핀다.

도라지는 예부터 우리민족이 애용해온 산나물 중 대표적인 삼색 나물의 하나이고, 제례상에는 빠지지 않는 나물이다. 그런가 하면 ‘도라지 타령’이라는 민요가 생길 정도로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도라지에 얽힌 전설도 꽤 많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옛날 어느 산골에 도라지라고 하는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그 동네 총각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사이였다. 어느날 오빠 왈, ‘내가 중국에 가서 공부하고 올 테니 꼭 기다리고 있어야 돼’ 하고 훌쩍 떠나 버렸다. 수십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오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든 중 그 오빠가 중국에 가서 공부하다가 몸이 약해져서 피를 토하고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도라지의 간절한 기도에도 오빠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도라지는 자기가 죽거든 볕이 잘 드는 양지쪽에 묻어 달라 하였고, 죽은 후에 유언대로 묻어 주었다. 이듬해 그녀의 무덤에 보랏빛 꽃이 만발한 풀이 솟아났는데, 목이 아프고 기침이 심하거나 피를 토하는 사람들이 먹었더니 점차 낫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라지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도라지가 기관지 천식에 좋은 약재가 된 것은 이러한 전설을 밑에 깔고 있다. 그렇다! 도라지 여러 가지 약리작용이 있으나, 그 중 기관지 천식 및 거담제로서 방약합편에 49건, 동의보감에 287건의 처방에 사용된 식물로서 한의학에서는 식품이 아닌 약용으로써 더 중히 여긴다. 도라지가 기관지와 폐의 질병에 특효약으로 이용된 것은 매우 과학적이다. 왜냐하면 도라지에는 사포닌(saponin)을 중심으로 하여, 이눌린(inulin), 베튤린(betulin), 스티그마스테롤(stigmasterol) 및 플라보노이드(flavonoid) 등의 기능성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중 도라지에 함유되어있는 사포닌은 목과 위의 점막을 자극하여 반사적으로 기관지 분비선의 분비를 항진시켜 가래를 삭이고, 동시에 도라지의 쓴 맛 성분인 알카로이드와 배당체가 기관지 평활근을 활성화시켜 염증을 가라앉히고 가래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도라지 중 특별한 도라지가 있는데, 그것은 20년 이상 재배한 장생도라지! 보통 도라지는 3~5년 이상 되면 뿌리가 썩어버리는 특성이 있는데 최근 20년 이상 재배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장생 도라지의 생리 활성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도라지에서 검출되지 않은 스테로이드(steroid) 물질이 분리·동정되었고 또한 무기물 중 칼슘, 마그네슘 및 구리 등이 일반도라지에 비해 약 3배나 높게 검출되었다. 특히 장생도라지는 종양억제, 면역증강 및 혈당강하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이눌린의 과당 중합도가 일반도라지에 비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당뇨병에 대한 필자의 연구 결과를 요약해 보면, 알록산으로 유발된 당뇨성 흰쥐에 장생도라지 추출액을 먹인 결과, 22년근 장생도라지 급이군에서 혈당강하작용이 월등히 높았으며, 혈청, 간장 중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함량 및 동맥경화지수 등이 대조군에 비하여 낮게 나타나 당질대사와 지방대사의 개선작용이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항균활성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식중독 및 전염병에 대하여 강한 항균활성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글리세릴 리놀산(glyceryl-linoleic acid)라는 물질에 의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 물질은 20년근 이상의 다년생 도라지에서만 검출되었으며, 장생도라지로부터 최초로 밝혀진 천연 항균성 물질인바 식품산업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 장생도라지는 항암 면역 활성이 일반도라지에 비해 약 4.8배,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분해 능력이 약 12배, 간 기능 개선 작용은 약 8.5배 높았고, 또 인지기능 개선작용 등도 우수하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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