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마지막 날이다. 내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음 글을 읽고 수학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성적표가 나올 때마다 늘 나를 실망시키던 과목은 수학이었다. 특히 숫자와 도형만 나오면 현기증이 날 것 같던 학창시절 수학점수는 좋아하던 국어 과목 점수와 매번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수학 없는 세상’ 을 부르짖던 나와 달리 두 과목을 모두 잘하는 친구에게 그 비결을 물으니 “그럼 수학도 국어처럼 공부해 봐”라고 말했다.
귀가 솔깃해진 나는 친구를 부추기자 결국 친구는 나에게 한 가지 퀴즈를 냈다. “너는 왜 양들이 동그랗게 한 곳에 모여서 풀을 뜯어 먹는 줄 아니? 양떼가 원형으로 모여 풀을 먹는 것에서도 도형의 원리를 찾을 수 있단다. 늑대가 나타나면 바깥에 있는 양들을 공격하는 데 동그랗게 모여 있으면 다른 어떤 도형을 이루고 있을 때보다 위험에 노출되는 양의 수가 줄어들게 되거든. 즉 다시 말해 같은 면적으로 최소 둘레를 갖는 도형은 바로 원이기 때문이야.”
이와 같이 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원리와 원의 성질과 장점을 배우니 이렇게 쉬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장 힘 센 도형인 삼각형 이야기를 해 줄게. 삼각형은 다른 도형보다 변의 수는 가장 적지만 힘이 세고 견고하단다. 건축가들이 쓰는 접자를 생각해 봐. 사각형은 한 꼭짓점을 누르기만 해도 모양이 망가지지만 삼각형은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지. 튼튼해야 할 지붕을 왜 삼각형으로 만드는 지 이제 알겠니?”
감탄하는 나에게 친구는 향수병과 페인트 통에 숨겨진 부피의 비밀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길고 좁은 병에 담긴 향수는 표면은 크게 보이게 하면서도 양은 적게 담을 수 있고, 페인트 통은 밑면의 지름과 높이가 같아 최소의 표면으로 최대의 양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A4 용지이지만 세로로 말 때보다 가로로 말 때 부피가 더 커지는 원리와 같았다.
그토록 바라던 ‘수학 없는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 세상인지 깨닫게 된 내게 친구는 마지막으로 “힘내라”며 상큼한 오렌지 하나를 건넸다. “이게 바로 부피의 여왕이야. 최소의 표면으로 가장 넉넉한 녀석은 바로 구(球)거든. 자연은 포장하는 데 절대 낭비하는 법이 없단다” 라고 말했다.
성적표가 나올 때마다 늘 나를 실망시키던 과목은 수학이었다. 특히 숫자와 도형만 나오면 현기증이 날 것 같던 학창시절 수학점수는 좋아하던 국어 과목 점수와 매번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수학 없는 세상’ 을 부르짖던 나와 달리 두 과목을 모두 잘하는 친구에게 그 비결을 물으니 “그럼 수학도 국어처럼 공부해 봐”라고 말했다.
귀가 솔깃해진 나는 친구를 부추기자 결국 친구는 나에게 한 가지 퀴즈를 냈다. “너는 왜 양들이 동그랗게 한 곳에 모여서 풀을 뜯어 먹는 줄 아니? 양떼가 원형으로 모여 풀을 먹는 것에서도 도형의 원리를 찾을 수 있단다. 늑대가 나타나면 바깥에 있는 양들을 공격하는 데 동그랗게 모여 있으면 다른 어떤 도형을 이루고 있을 때보다 위험에 노출되는 양의 수가 줄어들게 되거든. 즉 다시 말해 같은 면적으로 최소 둘레를 갖는 도형은 바로 원이기 때문이야.”
감탄하는 나에게 친구는 향수병과 페인트 통에 숨겨진 부피의 비밀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길고 좁은 병에 담긴 향수는 표면은 크게 보이게 하면서도 양은 적게 담을 수 있고, 페인트 통은 밑면의 지름과 높이가 같아 최소의 표면으로 최대의 양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A4 용지이지만 세로로 말 때보다 가로로 말 때 부피가 더 커지는 원리와 같았다.
그토록 바라던 ‘수학 없는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 세상인지 깨닫게 된 내게 친구는 마지막으로 “힘내라”며 상큼한 오렌지 하나를 건넸다. “이게 바로 부피의 여왕이야. 최소의 표면으로 가장 넉넉한 녀석은 바로 구(球)거든. 자연은 포장하는 데 절대 낭비하는 법이 없단다” 라고 말했다.
김용수 (김용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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