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칼럼]통제사, 통제영 연구 세밀히 이뤄져야
[현장 칼럼]통제사, 통제영 연구 세밀히 이뤄져야
  • 허평세
  • 승인 2015.01.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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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평세 (남부권본부장)
최근 통영시 무전동 한 배추밭에서 24기에 이르는 통제사 비석이 발굴돼 통영은 물론 전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비석 발굴 당시 최대의 관심사는 비석 주인이 누구며 왜 이렇게 많은 비석을 한꺼번에 묻었는가였다.

발굴 및 조사결과 이 비석의 주인공은 모두 전의이씨(全義李氏) 한 집안에서 배출한 9명의 통제사로 밝혀졌다.

발굴된 통제사 비석은 제48대 이지형 통제사를 시작으로 65대 이세선, 79대 이창조, 110대 이의풍, 120대 이윤성, 139대 이방일, 145대 이윤경, 169대 이완식, 182대 이희경 통제사였다.

비석을 한꺼번에 묻은 이유는 당초 지방관의 이임 이후 백성들이 공덕을 기리기위해 세우던 선정비가 공덕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난립, 오히려 백성들에게 고통과 부담을 주는 것으로 판단해 결국 왕명으로 선정비 철거를 명한 것과 무관치 않다.

발굴을 통해 통제사를 총 14명 배출한 3대 무반 명문 전의이씨 가문이 앞장서 비석을 묻는 매치의식을 가졌던 사실은 후대에 살고 있는 시사하는 바 크다.

이에 따라 행정 당국은 더욱 값진 보물들이 땅속에서 빛을 보지못한채 그냥 한덩이 돌조각 신세로 묻혀있을 것으로 보이는 발굴되지 않은 통제사 비석 관련 유물을 찾아야 한다. 이는 발굴현장을 조사한 전문위원들 역시 비석의 추가 발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고, 또한 당시 비석을 묻은 기록인 ‘매치비’ 및 비석의 ‘좌대’와 ‘비갓’을 찾기 위한 추가 발굴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바 있다.

이같은 마당에서 통영시는 역대 통제사 및 통제영에 대한 연구를 더욱 세밀하게 실시해야 한다.

삼도수군 통제사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3도의 수군을 지휘했고 통제사가 있는 본진이 바로 통제영이다. 통제영은 우리가 살고 있는 통영의 근원임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1593년 통제사 제도가 신설돼 1895년 폐지되기까지 303년 동안 208명의 통제사가 부임했지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통영시민들은 단지 통제사는 초대 이순신 장군과 2대 원균장군 등에 불과할 것이라는 얄팍한 지식만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의 통제사 비석 24기가 발굴된 배추밭은 현재 한적한 언덕배기에 불과하지만 조선시대 때는 10대 대로 가운데 한양과 통제영을 연결하는 ‘통영로(統營路)’로 통제사들의 부임과 이임할 때 사용하던 역사적인 곳임을 알게 됐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통제사 비석이 발굴된 곳은 조선시대 ‘통영로’ 였음이 증명된 이상 통영시는 머뭇거리지 말고 ‘통제사길’로 복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통영의 정체성 확립과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 콘텐츠 개발, 관광산업 육성으로 연계시킨다면 통영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는 통제사·통제영 연구를 세밀히 해 역사의 산교육장으로 삼길 권고하고 싶다.

 
허평세 (남부권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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