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하이브리드의 시대
[객원칼럼]하이브리드의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15.01.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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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하이브리드(Hybrid)라는 단어는 잡종 또는 혼종을 의미하며 비교적 고급 어휘로 인식되었으나 2003년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신어 자료집에 외래어로 정식 수록될 만큼 최근 10년 사이에 일반 대중들이 흔히 사용하는 일상적인 용어로 자리 잡았다. 하이브리드의 개념과 현 정부 들어서 창조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융합(Convergence)의 개념은 유사하지만 엄밀히 구분하자면 차이가 있다. 하이브리드는 동일한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이종(異種)의 기술이 상호 보완적으로 합쳐져서 성능이나 효율이 개선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하며, 융합은 서로 다른 목적의 여러 기술로부터 새로운 개념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하이브리드도 융합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라는 신어의 출현과 일반화의 중심에는 친환경 고효율의 시대가 요구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발명품이 있었다. 전기 모터와 내연 기관을 함께 탑재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논하려면 그 원조격인 도요타 자동차의 프리우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최초 모델은 포르쉐의 설립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1875~1951) 박사가 야곱 로너와 공동 개발해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 출품한 ‘로너-포르쉐 믹스테 하이브리드’ 모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장성 있는 가격과 성능을 달성한 양산 모델은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1997년에 이르러서야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출시한 1세대 프리우스 모델로서 세상에 등장하게 되었다.

필자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처음 가까이서 접해본 것은 2007년 초 일본 동경의 오다이바에 전시된 2세대 프리우스 판촉 부스에서였다. 외관뿐만 아니라 보닛 내부와 차량 실내까지 살펴볼 수 있어서 실제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도요타는 퍼스트 펭귄으로서의 자신감과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점차적인 신뢰 그리고 친환경 시스템에 대한 시대적인 요구를 바탕으로 지난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누적 판매 600만대를 돌파하며 진화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2009년 독자적인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여 1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아반떼의 출시를 시작으로 2014년 말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쏘나타를 출시하여 시장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의 개념은 자동차를 넘어 전방위 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로드용 자전거의 특성과 산악용 자전거의 특성을 혼재시켜 도심에서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킨 모델로서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프로젝터는 기존 수은 램프의 짧은 교체주기와 높은 소비전력을 개선하고자 LED 램프로 대체하는 데서 더 나아가 LED의 낮은 휘도를 레이저 광원으로 보완함으로써 수은 램프 수준의 밝기를 구현하여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켓은 몸통 부위의 보온성을 높이고 팔 부위의 활동성을 높이는 등 부위별 재질을 달리하여 기능과 멋을 동시에 살린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5년 올해는 또 어떤 하이브리드가 혜성처럼 등장할지 자못 기대된다.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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