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배려하는 사회
[객원칼럼]배려하는 사회
  • 경남일보
  • 승인 2015.0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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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교수)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본인은 너무 아픈데 여러 곳의 유명 병원을 찾아가도 진단이 되지 않는다고 푸념하면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통증 환자 중에는 마음의 병을 가진 환자들이 많다. 육체적 통증을 가진 환자들은 최신 첨단장비를 이용하면 구조적 이상은 찾을 수 있는데 이상이 없이 아픈 경우가 많다.

CT, MRI 등의 영상장비는 구조적 이상을 주로 진단하는 장비들이고, 기능성(functional)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방법도 일부에서는 개발돼 이용하기도 한다. 최근 관심을 많이 같는 것은 기능적 통증인데, 구조적인 이상은 없는데 본인은 상당한 통증을 호소하고 특정한 부위보다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온몸이 아프고 상황에 따라서 아플 때도 있고, 안 아플 때도 있다. 이에 대한 치료는 일반 소염진통제에 잘 듣지 않고 항우울제와 같은 정신과적 약제에 반응을 잘한다.

통증이 생기는 기전은 대부분 스트레스에 의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중 긴장하거나 공격을 받을 때 주로 작용하는 교감신경에 의하여 혈압상승, 근육 경직 등이 반복적으로 우리의 몸에 가해져서 일으키는 통증이다. 우리 몸은 긴장과 고통이 계속되면 통증을 유발하는 화학적 물질들이 축적돼 통증을 일으키게 되고, 이완되고 기분이 좋으면 엔돌핀 같은 화학적 물질이 분비돼 통증이 없어지고 편안하게 느낀다. 결국 스트레스를 가하는 환경이나 사람이 있다는 것이 기능성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추돌사고 후 골절, 탈구, 조직손상이 영상소견에 없이 염좌라는 진단만 받은 경우의 환자는 아픈데 의사는 약만 주고 경과만 보자고 한다. 구조적 손상이 없는 외상에 의한 통증은 조직이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진단은 2주밖에 나오지 않는데 환자는 언제쯤 좋아질는지 궁금하다. 환자 연령과 남녀에 따라 차이나는 근육량과 질, 사고시의 외상기전 등이 다르기에 증상이 완화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통증이 남아서 환자를 계속적으로 괴롭히기도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2주 진단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몇 달을 아프게 되면 억울하기도 하고 사고를 낸 가해자와 보험회사 모두가 원망스러워 마음의 병을 얻게 되어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사고에 대한 보상문제가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더욱 통증이 심해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이런 경우 본인 스스로 사고 가해자와 보험회사에 대한 원망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운동이나 다른 취미에 집중하면 증상은 상당히 완화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우리 몸도 경직되고 통증이 환자를 계속 괴롭히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사회적·경제적 스트레스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스트레스는 서로 배려하면서 줄였으면 한다. 직장에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을 주로 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와 서로 원망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에 생산성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청양의 해에 분위기를 망치는 얼음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마음의 병을 서로 치료해주는 배려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될 것 같다.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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