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입춘(立春)
  • 경남일보
  • 승인 2015.02.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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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매화 옛 등걸에/봄결이 돌아오나/옛 피던 자리에/피염즉도 하다마는/춘설이 난분분하니/필똥말똥하여라.’ 황해도 기생 매화의 시이다. 매화는 입이 피기 전 꽃부터 피어 봄을 알린다. 한겨울 삭풍과 눈, 서리를 견디고 마침내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트린다.

▶그래서 눈 속에서 피운 꽃을 설중매라 하고 절개와 기품의 상징으로 꼽는다. 매화의 꽃말도 절개와 기품이다. 매화의 향기도 유별나다. 매화꽃 향기는 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봄을 알려 희망을 준다. 냇가 버들개지 한껏 부풀고 언 가지에 봉긋 매화 꽃봉오리 솟아올라 긴 겨울을 마감하는 계절의 어김없는 순환을 느낀다.

▶오늘이 새해 들어 첫 절기인 입춘(立春)이다. 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입춘대길(立春大吉), 입춘다경(立春多慶)이라는 입춘축을 내다붙여 좋은 일이 만당에 퍼지기를 기원하는 것도 새봄을 맞는 마음가짐이다. 눈 속을 비집고 양지 바른 곳에서 파릇하게 솟아오른 봄나물로 입춘채를 해먹는 풍습도 입춘추위를 잘 견디어 새봄을 맞자는 다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추위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냥 물러서기가 아쉬운 듯 계절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다. 곳곳에서 추위로 인한 재해와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오늘이 입춘이니 이제부터는 대길하고 다경하길 기원해 본다. 머잖아 매화향 그윽한 새봄이 온다. 잇따라 목련, 개나리, 진달래 피면 봄빛은 완연해지고 입춘축은 이뤄질 것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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