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야기] 232.윷놀이
[수학이야기] 232.윷놀이
  • 경남일보
  • 승인 2015.02.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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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과거에는 설날이 되면 동네 마당에 멍석을 깔고 한복을 입은 선수들이 팀을 만들어 신명나는 윷판을 벌였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모두 즐기는 게임으로 그야말로 동네 잔치였다. 현재는 추억의 전통게임으로 사전 속의 단어로 사라질 까 걱정이 된다. 윷놀이에 등장하는 ‘도개걸윷모’에서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을 의미한다.

윷놀이는 한자로 척사(擲柶) 또는 사희(柶戱)라 한다. 또 윷을 ‘나무 네 조각’이란 뜻으로 한자로는 ‘사(柶)’라 하였다. 윷놀이는 어디까지나 우리 고유의 놀이다. 중국에도 저포(樗蒲), 격양희(擊壤戱)가 있고 만주와 몽골에도 비슷한 놀이가 있으나 그 방식도 다르고 널리 유행하지도 않았다 한다. 그러면 윷놀이는 어디서 유래됐고 윷판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윷판[馬田]은 ‘말밭’ ‘말판’ ‘윷밭’이라고도 한다. 윷판을 한자로 ‘사도(柶圖)’ 라 쓰기도 한다. 윷판 전체의 모양도 ‘밭전(田)’자 형이고 쌍방이 각각 말 4개를 가지고 승부를 겨루므로 윷판을 ‘말판’ 또는 ‘말밭(馬田)’ 이라고 한다. 양편 중에 말 4개가 모두 첫 밭인 ‘도’에서 출발하여 끝 밭을 먼저 빠져 나가는 편이 이기는 것이다. 놀이 풍속에 4말을 빼는 것을 ‘넉동 뺀다’고도 말하니 말을 ‘동’이라고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윷놀이는 윷을 잘 던지기만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말판을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한 승리의 관건이다.

도는 한 칸, 개는 두 칸, 걸은 세 칸, 유(모두 앞면)는 네 칸 그리고 모(모두 뒷면)는 다섯 칸을 간다. 여기에 백(back)도를 둔다면 뒤로 한 칸 가게 되어 고스톱의 설사와 같은 역할을 하니 정말 흥미진진한 게임이 될 수 있다. 윷의 도개걸윷모가 나올 경우의 수는 4,6,4,1,1가지로 모두 16가지이나 윷의 모양의 특성상 뒷면 보다 앞면이 나올 확률이 높으므로 나오는 경우의 수에 표면적까지 계산하여 나아가는 칸수를 확률적으로 배정한 것이다.

윷놀이는 단순한 승부를 겨루는 유희로만 진행된 것이 아니다. 농경사회에서 농사나 신수를 점치는 예언적 의미로 변용되어 윷점이 성행하기도 했었다. 두 사람을 단위로 놀이를 벌일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패를 갈라 놀이를 할 수도 있어서 그 겨루기 범위가 다양하여 조선 후기부터 크게 유행하였다. 윷놀이가 일제강점기 ‘조선의 명절’과 민족놀이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압제를 받기도 하였으나 광복과 함께 다시 살아나 농촌 마을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마을 대항으로 벌였다. 따라서 윷놀이는 민중의 놀이라 할 수 있다. 혼자서 가만히 앉아 눈으로 즐기는 요즘 시대의 게임과 달리 몸과 마음이 움직이고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윷놀이 및 전통놀이를 교육기관에서 가르치고 지자체 단위로 대회를 열어 활성화 시킨다면 대화의 장이 자연스레 만들어질 것이다.

올 명절 연휴 때 가족 친지와 함께 신명나는 우리의 민속놀이인 윷놀이 한 판 해봅시다.

 
/김용수·김용수 수학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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