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사랑에는 신뢰와 희생이 따라야
[월요단상] 사랑에는 신뢰와 희생이 따라야
  • 경남일보
  • 승인 2015.03.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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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사랑, 은은한 향기를 풍겨내는 듯 눈부시고 찬란하고 화려하고 수많은 수식어를 남발한다 해도 그 무엇으로도 서술할 수는 없다. 젊음은 젊음대로 가슴 설레며 황홀하겠지만, 삶의 연륜이 깊이 묻어난 이에게는 일상의 어느 순간 가슴 깊이 우려 오는 감동이 있어, 황홀함보다 가슴으로 느끼고 또 삭일 수 있는 삶의 지혜까지 깊이 패인 주름살에서 묻어난다고 봐야 한다. 물론 현실은 꿈이나 환상만큼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사람을 가슴 깊이 울리게 하는 건 꿈이나 환상이 아닌 현재의 삶일 수밖에 없다.

꿈이란 황홀한 만큼 아름다운 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깊이 움직일 수 있는 건 믿음만이 가져다주는 삶의 현실이기도 하다. 감동역시 생활 속의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진실이라고 보면 된다. 모름지기 아름답고 진실된 사랑을 위해서는 어떤 아픔이나 어려움도 견뎌내면서 배려와 희생이 따라야 하고,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되 자기 것을 조금씩 줄여 삶에 규칙적인 흐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깊이 패인 주름살이 수를 놓은 듯 늙어가는 남편과 아내의 얼굴이 어찌 아름답고 멋지게 보일 수 있으랴. 그러나 따뜻하면서도 그윽한 눈길로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에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건 겉으로 보는 아름다움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이야 말로 참으로 깊고도 넓은 내면적 아름다움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감동은 서로가 배려하고 신뢰한 다음에야 느낄 수 있는 것으로서, 삶의 보잘 것 없는 일상에서의 일일지라도 순수한 사람들의 의망(意望)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랑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최상의 보물이다. 그 보물을 빛내기 위해선 서로의 잘못도 지적해 주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자기를 탐욕 없이 간직하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사랑할 때 서로의 생활은 가장 복된 삶이 된다. 서로의 약점도 안쓰럽고 측은하게 여기면서, 너그럽고 깊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뭔가 가슴에 와 닿는 듯 누구와도 다른 자기만의 향기를 풍겨 낼 것이다.

삶은 살아가는 감동의 과정이며 방법이지 결과만은 아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애쓴 다음에야 마치 꿈꾸는 듯한 눈빛을 가질 수 있듯이, 인생이란 평범한 생활에서 감동하고 행복해 하면서 애써 꿈도 이루어 간다면 훗날 참으로 아름다운 과거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서로가 시기하지 않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주면서 칭찬해주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아가자.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되고, 살펴 주는 불빛이 되어줄 때 가슴으로 오는 감동이야 말로 메아리가 되어 폭넓게 퍼져 갈 것이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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