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그리는 시(1)- 신이 나에게 주신 능력
몸으로 그리는 시(1)- 신이 나에게 주신 능력
  • 경남일보
  • 승인 2015.04.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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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 (박미탱고클럽 원장)
박미
무대에서 춤을 추는 순간 항상 느끼는 것은 인생은 아름답고 고귀하며 황홀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춤 선생이 되려고 춤을 배운 것은 절대 아니었다. 유년시절을 보낸 시골에서 동네잔치가 있을 때마다 친척 어른들의 손에 끌려가 춤을 추러 갔었다. 동네잔치에서 돌아오면 옷에서 돈이 철철 흐르던 것은 지금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그 때의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부모님께서는 늘 “누구에게나 신께서 한 가지의 재능을 주신다.”는 말씀을 하셨다. 성인이 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나한테는 춤을 잘 출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는 것이다.

시골의 초등학교 때 무용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무용대회에 나가기 위해 진주의 여자고등학교 무용실에 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무용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백조의 호수’라는 발레의 무용동작을 3시간 만에 다 외웠다. 그 날 저녁 닭 집으로 가서 하얀 털을 주워 왕관을 만들었고, 무용복에 닭털을 붙여 다음날 무용대회에 출전하였다.

물론 대회에서 한 동작을 틀리지 않았고, 공연을 너무 잘해서 큰 상을 받았다. 어느 날 무용을 지도해 주셨던 선생님께서 부모님을 찾아 오셨다. “이 아이는 춤을 잘 출 수 있는 재능이 있으니, 이 아이를 데리고 가 무용분야에서 키워보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아버지님께서 반대하셔서 그 선생님과의 인연은 끊어지고 말았다.

가정사정 상 중학교 때 진주에서 마산으로 이사하면서 제일여중으로 전학하게 되었다. 마산으로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일여중 무용선생님께서 학생들 중 무용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 몇 명을 선발하여 무용대회 나가게 되었다. 무용대회 출전 할 무용곡은 ‘화관무’였다. 무용복을 새로 구입해야 했는데 무용복이 무려 13만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무용복 값을 준비할 수 없어 무용대회를 포기해야 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과정을 통해 춤과의 인연은 평생 이어져 오늘도 춤을 추는 여자로 살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타고난 재능이 무엇인지 깨달아 그것에 대하여 멈추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무대 위에 올라 춤을 출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 숨이 멈출 것 같은 환희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박미 (박미탱고클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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