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꽃 피는 봄날, 편지 한 통 씁시다
[대학생칼럼] 꽃 피는 봄날, 편지 한 통 씁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4.0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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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인 (경남대 신문사 편집국장)
편지란 안부, 소식 따위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과거의 우리 부모님들은 편지를 통해 교감을 나눴고, 한글을 늦게 깨우친 그 시절 어머니의 편지는 아들의 심금을 울렸다. 하지만 요즘 특별한 날이 아니면 이러한 손편지를 보기 힘들다. 물론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자기의 마음을 담은 진심의 편지는 상대방에게 전달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홍성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근무하는 최경오 경사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상습사기 혐의로 검거돼 대전교도소로 이송된 A군이 보낸 감사의 편지였다. 편지에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죄를 지어 왔는데 담당 경찰관의 따뜻한 보살핌에 편지로나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잘못을 뉘우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거듭나 출소하면 꼭 찾아뵙고 싶다는 감사의 인사가 전해졌다.

A군은 아버지가 노동일에, 어머니는 식당종업원으로 종사하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면서 부모의 따뜻한 정에 굶주려 있었다. 그로 인해 어려서부터 쉽게 범죄의 나락으로 빠져들었고 소년원을 자주 드나드는 불량소년이 됐다. 이런 A군에게 최 경사는 약 3년 전부터 A군이 범죄의 소굴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친아들처럼 생각하고 교화했다. 이에 A군은 최 경사의 교화를 통해 그동안 어둠의 세계에서 살아온 짧은 인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대화를 통해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최 경사에게 이러한 A군의 진심 어린 편지는 그 어떤 격려보다 값진 선물이었다.

이처럼 한 통에 편지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교감이 있다. 하지만 요즘 육필로 쓴 편지를 보긴 어렵다. 이메일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됐고 각종 메신저나 SNS로 얼마든지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식과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쓰는 일이 없고 모두가 컴퓨터 자판을 두들긴다. 내용은 똑같을지 몰라도 자판에서 나온 글은 손수 쓴 글씨에 비해 정감이 떨어진다. 편지는 꼭 중요한 일이 있을 때 특별한 날에만 쓰는 것이 아니다. 소소한 이야기나 자신의 안부가 얼마든지 편지가 될 수 있다. 편지봉투나 편지지가 예쁘지 않아도 손수 쓴 진심 어린 편지는 A군의 편지처럼 상대방에게 어떤 것보다 값진 선물이 될 수 있다.

따뜻한 봄날 안부전화와 메신저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 한 통 써보자.

 
양효인 (경남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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