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야, 나도 물에 뜬다!
[교단에서] 야, 나도 물에 뜬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4.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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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외남 (사천축동초등학교 교사)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일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것을 계기로 안전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해졌고 요란스러운 구호와 여러 가지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며칠 전 보도에 의하면 사고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미 오랜 세월에 걸쳐서 관행이나 습관으로 굳어져 버린 것들이 한순간에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에 관한 것들은 긴 시간에 걸쳐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몸으로 체득해야 하는 안전교육은 어릴 때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러한 교육은 아이들이 체험장을 찾아서 몸으로 직접 체험하며 배워야 위기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길러진다. 하지만 학교현장에는 예산도 없고 전문적인 시설과 전문지식을 갖춘 교사도 없다. 교과와 연계해 안전과 관련된 영상물 시청을 하거나 안전 매뉴얼대로 기본적인 지식을 전할 뿐이다.

4월 9일 오후 7시,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길가에 쓰러진 50대 남성을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이 심폐소생술로 구했다는 소식은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여실히 증명한다. 이것은 사고 당일 4시간 전에 그 학생이 소방서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 학교 3학년도 4월 8일부터 나흘간 사천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하는 수영교실에 참가해 강사들에게 1 대 1로 수영하는 법을 배웠다. 시작할 때는 물을 겁내던 아이들이 4일 간의 일정을 마치는 날 “야! 나도 물에 뜬다”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강사의 도움을 받았지만 킥판을 잡고 자유형 발차기를 하니 자신도 모르게 물에 뜨고 수영이 되는 자신이 대견스러웠던 것이다. 행여 물놀이를 하다가 위기에 처했을 때 물을 겁내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수영기술을 능숙하게 익히도록 가정이나 학교에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때 화상을 입은 한 남성이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옆에 있던 여학생에게 주고 바다에 같이 뛰어들자고 권했는데 구조할 배들이 있어도 무서워서 못하겠다며 배에 남아 있다가 화를 당한 일이 생각난다.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안전에 관한 교육은 체험과 놀이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몸에 밴 경험과 기능은 삶의 현장에 쉽게 적용될 수 있으며, 더욱이 어린 시절 몸으로 배운 것은 평생 가기 때문이다.
 
서외남 (사천축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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