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4.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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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공동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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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기본 원칙으로 승부하라/국제적인 기업이 되려면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라/학력은 소용없다. 실력 있는 사원을 채용하라/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하라/자신 있는 분야에서 경쟁하라/세계적으로 통하는 브랜드를 창조하라/기술은 국경을 초월한다. 고품질로 승부하라/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라.” 이른바 소니의 공동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의 8가지 경영원칙이다. 모리타 아키오는 1921년 아이치 현 나고야의 유복한 가정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 모리타 규자에몽은 에도(쿄토)에서 약 4백년 간 이어온 양조장 집 14대 손이었다. 모리타 아키오는 오사카 제국대학 이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였는데 졸업 후 해군 항공 기술 창에서 기술담당 중위가 된다. 1943년 11월 어느 날 도쿄통신연구회에서 후일 소니를 공동창업하게 된 이부카 마사루(井深大)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전쟁이 끝나 아이치 현의 고향집으로 돌아와 있던 모리타는 신문 칼럼을 통해 이부카가 니혼바시에서 도쿄통신연구소를 열고 라디오를 수리 개조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리타가 이부카에게 편지를 보낸 다음 도쿄로 가서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둘은 1946년에 도쿄통신연구소를 토쿄통신연구소를 이름을 바꾸고 이부카는 전무이사로 모리타는 이사직을 맡아 자본금 19만 엔에 종업원 3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공장을 운영하게 된다. 두 사람은 먼저 테이프레코더를 개발하기로 하고 1950년에 제품화에 성공한다. 일본 최초의 테이프레코더였다. 토쿄통신은 다시 1955년 1월에 일본 최초의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개발하여 발매하기 시작한다. 1957년에는 세계에서 제일 작은 라디오를 개발하여 제 1호 수출제품으로 세계 속의 소니를 우뚝 서게 만드는 계기를 만든다. 토쿄통신공업이 전 세계를 무대로 수출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정하게 만든 것은 1953년 모리타가 네덜란드 필립스사를 견학하면서부터였다. 필립스는 지방에 위치한 회사임에도 전기 전자 제품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며 수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둘은 회사 이름을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그들이 택한 소니(SONY)는 영어 Sound의 어원인 라틴어 소누스(sonus)와 당시 유행하던 귀여운 남자 아이라는 의미의 Sonny를 합성해서 만든 조어다. 성능이 우수한 트랜지스터라디오와 나중에 개발한 소니 텔레비전이 소니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된다. 모리타는 치열한 도전 정신과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며 뉴욕, 홍콩, 취리히 등지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아일랜드에는 공장까지 설립한다. 그리고 1960년 2월에는 뉴욕에 소니 아메리카를 발족시켜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마케팅 시스템을 확립하였다. 1968년에는 CBS 소니 레코드를 설립하고 모리타가 대표이사를 맡는다. 그리고 1988년에는 미국 컬럼비아 영화사를 매수하는 등 소니의 진격은 계속된다. 그러다 모리타는 1999년 10월에 폐렴으로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그의 죽음을 두고 한 일본 언론은 ‘일본의 한 시대가 갔다’고 애도를 표했다.

그는 도전정신으로 가득 찬 벤처기업가였다. 그는 전후 일본 경제 부흥의 상징적 인물로, ‘메이드 인 재팬’의 위상을 세계 시장에 드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99년 타임지에 의해 동양인으로서는 유일하게 ‘20세기 경제인’에 선정된 모리타 회장은 경영이념과 원칙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그는 60년대에 이미 ‘학력무용론’을 내세워 사원모집 때 대학을 구별하지 않고 오직 실력과 창의력만 보고 사원을 뽑았다. 또 그는 일본의 폐쇄성을 공격하면서 일본의 해외기업에 현지인을 과감히 채용하는 등 현지화에도 앞장섰다. 그는 “나의 경영이념은 소니와 이해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것이다. 특히 직원 행복이 나의 최대 관심사다. 그들은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를 소니에 맡긴 사람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행복해져야 한다. 그들이 세상을 떠날 때, ‘소니에서 근무해 정말 행복했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라고 늘 말하곤 했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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