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기세등등 천락
[이준의 역학이야기] 기세등등 천락
  • 경남일보
  • 승인 2015.04.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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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새옹지마이고,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살이이며, 내일 일을 말하면 귀신도 웃는다는 속말이 있다. 우리가 한치 앞을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는가?

또 누차 강조하는 말이지만 ‘언덕은 내려다보더라도 사람은 내려다보지 말라’는 경고성 속담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풍부하게 가진 현재에 도취되어 간혹 깜박깜박하여 이런 경고를 무시하거나 무심히 지나쳐 버리기도 한다. 나아가 체제와 제도의 탄탄한 기반위에서 법률의 제약이 아니라 법률의 호위를 받으며 호의호식 권세를 누리는 이들은 이 세상을 그저 코딱지만한 놀이터로 가지고 논다. 이들은 그들이 행하는 안하무인의 갑질을 별개의 특권이 아니라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일상의 권리로 여기며 아예 항상 기고만장하다. 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존재는 그저 가냘프게 내어지르는 우스운 염소 소리에 불과하다. 이들은 자기들에게 거추장스럽게 걸거치는 어떤 법률이 있을 땐 그저 숟가락 뒤집기 보다 더 수월하게 간단히 해당 법률을 바꾸어 버린다. 사정이 이럴진대 이들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이 사람으로 여겨지기나 할까?

이런 최고의 갑질 위치에 있어서 팔자 좋게 보이는 한 때의 운세를 어떤 명리학의 유파에서는 기세등등(氣勢騰騰)이라 일컫기도 한다. 이 유파의 기세등등의 전제가 참 재미있다. 기세등등은 지운이 역세방이고 천운이 불통일 때를 말한다. 최악의 지운에서 천운도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기운을 말한다. 즉 천운과 지운이 극악한 상태에서 오히려 기세등등이 된다는 관점이다. 아주 나빠져야 할 운인데 현실적으로는 거꾸로 반작용의 원리가 작용하여 좋게 된다는 관점이다. 물론 어머니의 팔자와 본인의 팔자를 대조하여 보는 관법이기에 반드시 어머니의 팔자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기세등등이란 아슬아슬하게 백척간두에 서있는 모습, 고공의 외줄타기 모양, 비단옷입고 밤길 가는 형국으로 이 자체만으로는 최악의 운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잘 넘기기가 상당히 힘이 든다. 그래서 작은 일음(一陰)이라도 발생한다면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기세등등의 대부분은 까마득하게 높은 하늘에서 떨어져 무참하게 박살난다는 천락(天落)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는 최상의 모습이다. 이 때 당사자는 하늘과 사람과 땅을 감동시킬만한 정성으로 최선을 다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국무총리 낙마라는 작금의 사례가 바로 기세등등에서 천락으로 떨어진 아주 적절한 보기로 보여 진다. 인터넷에 떠도는 총리의 여러 명조 중 제법 유사하게 생각되는 것이 경인년, 계미월, 임자일, 무신시 8대운이다. 인묘공망에 자미 원진과 해(害)가 겹쳐있다. 임자 계미 무신 신자신 기축 등에 내재된 강력하게 검은 수기(水氣)에 탁월한 두뇌의 소유자로 왕성하게 건재한 무토의 화려한 공직을 의미한다. 1974년(25세) 행정고시 합격을 필두로 홍성경찰서 서장(32세, 1981~1982), 지방경찰청 청장, 제15대 국회의원(47세,1996), 제35대 충청남도 도지사(57세), 제43대 대한민국 국무총리(66세, 2015) 등 공직의 출세가도(出世嘉道)를 화려하게 달려 왔다. 대운가도(大運街道)를 보건데 수(水) 화(火) 토(土)의 기운에서 돈과 권력을 희롱하며 득세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쩌랴 기축대운 하늘로 날아오르는 승승장구의 take off단계에서 을미백호 축미충에 걸려 버렸다. 판도라의 상자에 꽁꽁 묶여있는 갖은 악재들이 거저 툭 건드린 돌멩이에 걸려 터져 나와 버렸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던 방심 탓이다. 하지만 끝은 아니다. 그의 탁월한 수기는 결코 고갈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든 ‘있을 때 잘해’라는 노랫말처럼 우리 서로 있을 때 콧대 세우지 말고 방심하지 말고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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