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과유불급
  • 경남일보
  • 승인 2015.05.1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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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논어의 선진편에서 제자 자공이 묻는 질문에 답한 공자의 말이다.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어지냐는 질문에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게 어질고 자하는 못미친다고 평했고, 자공이 그러면 자장이 낫다는 말이냐고 반문한즉 과하면 모자란 것과 같다고 답한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오늘날도 비정상적인 사회병리현상 곳곳에서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사람과 사람 간의 인간관계, 조직의 상하, 동료관계에서 형성되는 마찰은 대부분이 과하거나 불급한데서 비롯된다. 과한 사람의 행동은 끓어 넘쳐 꼴불견이고 불급한 사람은 교양이나 수양이 모자란 것처럼 보여 둘 다 기피대상이 된다.

▶우리 속담에 시어야 할 초는 시지 않고 ‘초마개부터 신다’는 말이 있다. 그런가 하면 석수장이가 ‘돌깨는 방법을 배우기 전에 눈을 깜박이는 것부터 먼저 배운다’는 말도 있다. 불급을 빗댄 말이다. 수습기자 시절 기자적 소양을 갖추기도 전에 기자행세부터 먼저한다며 선배들이 나무랄 때 항용하던 경구이다. 언뜻 보면 눈을 깜박이며 그럴듯한 폼을 잡고 있는 석수장이지만 속은 허탕이라면 신뢰할 수 없지 않은가.

▶요즘 정치판을 보면 불급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적 어젠다는 간 곳 없고 온통 네탓 싸움에 진흙을 둘러쓰고 야단법석이다. 그런데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아마도 자신이 불급하거나 과하다는 것을 모르는 소치가 아닐까. 시거던 떫지나 말지. 떫고 시면 무슨 소용이랴.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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