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 첫 상영 ‘마돈나’
칸 국제영화제 첫 상영 ‘마돈나’
  • 연합뉴스
  • 승인 2015.05.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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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환경에서 자라는 모성 다뤄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드뷔시관에서 처음 공개된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는 극단적인 환경에 몰린 두 여자의 내면에서 자라나는 모성을 그리는 영화다.

VIP병동에 간호조무사로 들어간 해림(서영희)은 병원의 실질적 소유주인 사지마비 노인 환자를 맡게 된다. 환자의 아들 상우(김영민)는 아버지의 생명을 유지하려 장기 이식도 마다하지 않는다.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인 여자 미나(권소현)가 실려온다. 상우는 여자를 심장 기증자로 여기고 해림에게 가족을 찾아 기증 동의서를 받아오도록 지시한다.

한때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는 점을 빼고는 평범한 여고생이었을 여자는 세상에 발을 내딛자마자 한층, 두층 바닥을 향해 떨어진다.

신 감독은 영화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권력을 가지지 못한 약자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 현실”이라며 “취재 과정을 통해 들은 사례들을 시나리오에 잠재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미나와 해림이 현실에 부딪히며 겪는 일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관객은 감정을 혹사당하는 듯한 느낌에 시달릴 수 있다.

영화는 세상 모두가 외면한 여자를 극단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누가 이 여자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묻는다. 세상으로부터 이미 문을 닫은 여자 해림은 그 답을 찾아 나서며 점점 동요한다.

우물의 가장 밑바닥에서 두 여자는 인간성의 마지막 보루인 모성을 길어올린다. 그를 위한 마지막 선택은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영화는 또렷한 목소리로 도전적인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져놓는다.

신 감독은 “오늘 영화를 본 한 관객이 ‘내가 남자여서 미안한 영화’라고 하더라”며 “그런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와 세 배우는 영화가 상영되기 전 무대에 올랐다.

신 감독이 “심장이 멎어버릴 것 같다”고 소감을 말하면서 “참고로 영화에 마돈나는 안 나온다”고 하자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또 엔딩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갈 때까지 많은 관객이 상영관에 남아 몇 분간 기립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보였다.

‘마돈나’가 초청된 ‘주목할 만한 시선’은 새로운 경향의 영향을 소개하는 부문으로, 흔히 황금종려상을 다투는 공식 경쟁 부문 바로 아래 단계의 부문으로 여겨진다.

앞서 신 감독은 단편 ‘순환선’으로 2012년 칸 영화제 중단편 영화에 수여되는 카날플뤼스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면서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마돈나’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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