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5.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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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은 위장 질환에 유익하다
해삼은 극피동물문 해삼강에 속하며, 세계적으로 900여 종이 알려져 있으나 식용하고 있는 종류는 의외로 적다. 우리나라에서는 참해삼과 광삼뿐이고, 중국에서는 약 18종 정도를 식용으로 하며, 또 해삼은 섬나라의 원주민들, 이탈리아의 시칠리섬 등 일부 국가에 한정돼있다.

해삼은 생태적 특성이 참 재미있다. 대부분 수산동물은 아가미로 호흡하는데 해삼은 항문으로 물을 빨아들여 호흡한 다음 다시 항문으로 배설한다. 따라서 해삼의 항문은 아주 청결하다. 그리고 개구리나 뱀과는 반대로 수온이 25℃ 이상 되면 단식 상태로 운동도 전혀 하지 않고 하면기, 즉 ‘여름잠’을 자기 시작한다. 또 적의 공격을 받으면 내장을 토해내는 습성이 있는데, 이 기묘한 습성을 내장토출이라 한다. 이렇게 토해낸 내장은 4~5주 지나면 먹이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하게 각각 하나의 개체로 재생된다.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은 몸을 여러 토막으로 잘라놓아도 63~73일 후에는 완전히 재생된다고 하니 정말 생명력이 대단한 놈이다.

세계 3대 진미는 어떤 요리 일까? 일반적으로 프랑스의 푸아그라(Foie gras, 강제로 비육시킨 거위나 오리의 비대한 간 요리), 러시아의 캐비어(CAVIAR, 철갑상어 알젓), 북유럽의 훈제 뱀장어를 꼽는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상어 지느러미, 해삼, 제비집 요리, 프랑스에서는 푸아그라, 에스칼고(Escargot, 달팽이요리), 캐비어를 3대 진미로 치고 있다. 어쨌든 간에 해삼도 진미 요리의 대열에 입성한 셈이다. 그런데 해삼은 특별히 요리할 필요 없이 그냥 먹을 수 있다. 해삼은 처음 씹을 때는 단단한 식감이 일품이고, 씹다 보면 부드럽게 미끄러져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촉감 또한 기가 막힌다. 무엇보다 그윽한 향기가 짭짤한 바다를 삼킨 듯이 은은히 몸에 베는 것이 정말 좋다.

해삼은 2015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3월의 웰빙 수산물이기도 하다. 그 이유로 해삼은 20℃ 이상이 되면 활동하지 않고 ‘여름잠’을 자기 때문에 해삼의 실질적인 성장기는 보통 12월에서 다음 해 4월까지로서 이 시기에 가장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4월에 잡은 미는 사돈집에 갖고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미는 해삼의 제주도 사투리인데, 4월에 잡은 해삼은 사돈집에 들고 갈 만큼 귀한 물건이란 의미다.

해삼의 성분조성을 보면, 가식부 100g 중에는 수분 91.8%, 단백질 3.7%, 지질 0.4%, 당질 1.3%, 회분 2.8%이며 열량은 25kal에 불과하다. 무기질은 나트륨 1,204mg을 제외하면 칼슘이 119mg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칼륨 88mg, 인 27mg, 철 2.1mg의 순이다. 바다의 인삼이라는 해삼의 영양성분을 보면 실망하기에 딱 좋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단백질과 지질의 함량이 적고 수분이 많아 저 열량식품이고, 칼슘, 칼륨, 나트륨 등이 많아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단백질의 함량은 적지만 8종의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함유되어 있고, 지질은 포화지방산이 29.6%로 적고, 기능성 불포화지방산인 에이코사펜타엔산(EPA)과 도코사헥사엔산(DHA)이 전체 지방산에 대하여 각각 18.9% 및 2.5%로 많다. 해삼의 기능성 물질로 알긴산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는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다시마나 미역의 미끈미끈한 성분 중의 하나이다. 이 물질은 숙변을 제거하고 변비를 해소시켜 준다고하여 ‘대장 클리너’로 통하기도 한다. 이외 면역력을 높이는 뮤코다당과 피부 건강에 좋은 콜라겐도 풍부하다.

최근에 연구된 바에 의하면 해삼은 위장과 관련된 질환에 다양한 기능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잘 걸리는 급성위염, 즉 위 점막에 염증이 생겨 식욕부진,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이거나 위장의 불쾌감, 전신권태 등을 느끼는 질환으로 폭음, 폭식, 뜨겁거나 차거나 혹은 부패한 음식물 등의 섭취가 하나의 원인이다. 한편 만성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라는 고약한 미생물이 주된 원인이며, 이는 위염이나 위궤양은 물론 위암을 유발시키는 원인균으로써 우리나라 사람의 위장 내 검출율이 매우 높아 조기에 이 균을 검출하여 퇴치하는 것이 위암 발생을 줄이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건조 해삼 분말이 상기한 위장질환인 위염, 위궤양 및 헬리코박터 균의 생육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실험용 흰쥐에 건조해삼 분말을 혼합 급이 할 경우 위염 및 위궤양의 치료에 대한 개선 효과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생육을 억제시킨다는 보고가 있다./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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