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현답 [愚問賢答]
우문현답 [愚問賢答]
  • 경남일보
  • 승인 2015.05.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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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이상일
내가 근무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은 수십년 간 다양한 사업을 해보신 분들과 많이 접해 보기에 어떤 업종이 잘되는지, 무엇을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대충은 안다. 그렇다고 대충 알아서 투자하거나 직접 사업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고, 반풍수가 집안 망하게 하듯, 오히려 어설프게 안다는 것이 장애가 되고 아무 것도 실천할 수 없는 오류를 범한다.

나를 만나는 대부분 사람들은 요즘 어떤 사업을 하면 돈을 잘 벌일 수 있는지 곧잘 질문해온다. 그럴 때마다 난감하지만, 답은 한마디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업종이나 현장에 먼저 뛰어들어 보라고 충고한다. 문제를 밖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한 계획과 걱정만 하지만, 일단 현장에 뛰어들어 가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과 방향이 보이게 마련이다.

항상 무엇을 결심만 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단번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꾼과 같이 행동력이 없고, 무엇인가 방법을 찾는 사람들은 꾸준한 시간과 노력을 통해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점이다.

우문현답(愚問賢答)이란 원래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이란 한자숙어지만 최근에는 건배사의 첫 글자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풀이한다.

옛말에도 불입호혈 부득호자(不入虎穴 不得虎子), 즉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고는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듯이 현장의 실천적 행동이 필요하다.

10년 전에 ‘뭐 하면 돈 벌일 수 있을까’ 하며 묻던 사람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이 할 것이 없다고 푸념하는 반면에 현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그나마 틈새시장을 개척해 성공한 분들도 많다. 남의 이야기만 듣고 투자나 사업을 하다보면 거의 실패확률이 99%다.

자기가 잘 알고 있는 분야에 진출해도 성공할까 말까한 상황에 누구의 추천이나 권유로 무엇을 시작한다는 것은 벤처가 아니라 모험이다. 따라서 현재 위치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만 하지 말고, 현장에서 무엇인가를 하면서 준비해야 길이 보이게 마련이다. 문제는 머리가 아니라 발이다. 우문현답의 진리를 명심하자. 

 
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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