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고려 현종 부자 상봉 길’ 조성
사천시 ‘고려 현종 부자 상봉 길’ 조성
  • 이웅재
  • 승인 2015.06.08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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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발자취 스토리텔링…2억들여 10km 관광자원화
고려 현종의 비사(숨은 이야기)를 담은 ‘고려 현종 부자(父子) 상봉길’이 조성된다.

사천시는 고려시대 풍패지향으로 명명된 사주현 승격으로 사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고려 현종 부자(父子) 상봉길’을 조성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고려 제8대 현종 임금이 어린 시절을 보낸 배방사지와 사주현으로 유배되어 살던 그의 아버지 욱(郁)과의 만남을 재조명하고, 부자간 비운의 고갯길인 고자봉(顧子峯)과 안종능지(安宗陵址, 郁의 첫묘지), 배방사지(排房寺址)를 잇는 역사적 발자취를 스토리텔링해 관광 자원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정동면과 사남면 일원에 시·도비 2억원을 투입, 능화마을-안종능지-고자실 고개-학촌마을-만마마을-배방사지를 잇는 길이 10km(3시간 소요)에 종합안내판 등 각종 안내판 7개와 정자, 조경, 돌계단, 표지석 등을 만들기로 했다. 이 사업은 이달에 착공에 들어가고 10월 준공할 계획이다.

고려 현종이 배방사에 거주하던 어린시절(5~6세)에 지었다는 사아시(蛇兒詩)가 전해져 온다.

‘작디 작은 꽃뱀 새끼가 난간(欄干)에 올랐고/ 나온 몸은 비단같고 반점(斑點)은 아름답네/ 이 작은 꽃뱀도 숲에만 살 것이라 말하지 말라/ 때가 오면 하루에 용(龍)이 되어 하늘에 오를 것을’

시 관계자는 “고려 현종 부자 상봉길 조성사업은 사주 1000년을 맞는 올해 뜻 깊은 사업이 될 것이며, 사천의 역사를 재인식하고 관광지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웅재기자


<고려 현종 숨은 이야기>

992년 7월 태조 왕건의 8번째 아들인 욱(郁)은 고려 5대왕 경종의 왕비(王妃) 황보(皇甫)씨와 정을 통해 아들을 낳았는데 어미는 아들을 낳고 바로 숨지고 아비 욱(郁)은 사수현(현재 사천 사남면)으로 귀양왔다.

왕족인 아이(현종)는 보모의 손에 키워졌는데 2살때 6대 임금 성종을 보고 “아버지”라고 계속해서 부르자, 이를 측은이 여긴 성종이 사천땅으로 보내라고 명했다.

그러나 함께 살지는 못하도록 해 아이는 지금의 정동면 장산리 대산마을의 뱅잇골에 있는 배방사(排房寺)에서 거주하게 된다.

이에 아비 욱(郁)은 사남면에서 정동면 배방사까지 찾아가 아들 순(詢)을 보는 즐거움으로 살았는데, 해가 저물면 귀양지로 돌아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때 눈물을 흘리던 지금의 정동면 학촌리 고개를 ‘고자봉(顧子峰-아들을 되돌아본다)’이라 하고 이 마을을 ‘고자실(顧子室)’이라 불렀다.

아들 순(詢)은 사천땅에서 4년을 살다가 6살 되던 해 개성으로 올라갔고 마침내 1009년 왕위에 오르니 이가 곧 고려 8대 임금 현종이다.

왕위에 오른 현종은 아버지 욱(郁)을 효목대왕(孝穆大王)이라 높이고 묘호를 안종(安宗)이라 하고 어머니를 효숙태후로 추존했다. 이후 지금의 능화마을에 있던 시신을 경기도로 옮기면서 건릉(乾陵)이라 하고 여기는 그 터만 남아 있다.

훗날 현종은 어린시절을 보낸 사천땅을 은혜를 베푼 땅이라 하여 많은 특혜를 베풀었는데 당시 진주목에 속해있던 작은 고을이었던 사수현(泗水縣)을 사주현(泗州縣)으로 승격시켰다. 그때 전국에는 12개주(州)만 있었으니 가히 파격적인 조치다.

또한 당시 사주(泗州)를 왕의 고향이란 뜻의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 했는데 역사적으로 풍패지향이라 부르는 곳은 조선시대의 전주(全州)와 고려시대의 사주(泗州) 두 곳 밖에 없다.

 
현종 부자상봉길 조성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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