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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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는 항종양에 좋다
율무는 벼과의 1년생 또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는 베트남에서 중국을 거쳐 1078년경에 송나라로부터 유입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율무가 전염병의 치료에 좋다는 고사 중 『마원이의』 편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후한의 광무제 시절, 지금의 베트남 지역인 교지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광무제는 마원 장군 등을 파견해 반란을 평정했는데, 반란을 진압한 마원 장군은 귀국할 때 진주나 상아 등 진귀한 전리품이 아닌 율무를 가득 가지고 왔는데, 이유인즉 교지에서 전염병이 창궐할 때 율무를 먹고 전염병을 무사히 넘기고 임무를 수행하였다’라는 고사다. 이 고사에 의하면 율무가 전염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된 것으로 짐작되는데 과연 그럴까? 이와 관련된 연구 자료로는 율무가 면역 세포의 활성을 증진시킨다는 보고를 들 수 있다. 율무를 증류수와 에탄올로 추출하여 농축시킨 추출물이 비장 세포의 증식 능력과 비장 세포와 사이토카인(cytokine, 면역 응답의 발현이나 조절 등의 세포 간 상호 작용에 관여하는 생물 활성인자의 총칭) 생성량을 증가시킴으로써 면역 기관의 주요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최근의 연구결과가 있다.

근래에 들어 밝혀진 율무의 약리 작용 및 기능성으로는 항종양, 항당뇨 및 항산화 작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율무의 항종양 작용으로는 코이세놀리드(coixenolide) 및 코이산(coixan) 등의 물질로서 이들은 세포독성(cytotoxic) T 림프구와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자연살해(NK) 세포의 활성을 증가시켜 항종양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율무의 알코올 추출물은 폐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며 폐암의 발생도 억제시킨다. 그리고 대장암과 대장염에 유익한 성분은 상기 성분 및 섬유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위암 세포의 성장 및 항염증 효과는 율무 중의 페놀화합물에 의하며, 또 유방암 및 백혈병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일본의 타카하시 연구팀에 의하면 당뇨병이 유발된 마우스에 율무를 급이 시켜 사육한 결과 혈당이 현저하게 감소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성분을 추적한 결과 코이산(coixan)이라는 성분에 의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당뇨병 외에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이 활성 산소로 인한 생체 내의 산화적 스트레스에 기인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는데 율무는 이에 걸맞게 곡류 중에서는 항산화 활성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티로시나아제(tyrosinase) 활성을 크게 억제시켜 피부의 미백효과에 좋고 또 피부 노화 방지에 매우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율무의 열매는 ‘의이인(薏苡仁)’이라 하여 약재로 귀하게 여겨왔다. 맛은 독하지 않고 성질이 부드러워 신체 건강과 피부와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다. 그래서 예부터 율무를 먹여서 키운 말[馬]은 몸이 날렵하고 강하여 병이 들지 않고 천 리를 하루에 달려도 피로를 모른다고 한다. 현대과학으로 볼 때 율무에는 칼륨이 많아(324mg%) 부종을 유발할 수 있는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시키고, 더불어 만성피로, 근육 위축 및 장 마비 등을 방지한다. 이외 약리 작용으로 항알러지, 이뇨 작용, 항염증, 배란유발 작용, 진통, 해열 작용이 있으며, 또 민간요법으로 사마귀 치료에 율무를 사용해 왔는데, 지금은 일본의 한 제약회사가 율무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를 추출하여 사마귀 치료제 및 염증 치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율무의 일반성분은 열량 365kcal, 수분 10.4%, 단백질 21.3%, 지방 3.7%, 당질 61.1%, 섬유질 2.0%, 회분 1.5%, 칼슘 151mg%, 칼륨 324mg%, 철 6.8mg%, 비타민 B1 0.19mg%, B2 0.13mg%, 나이아신 2.0mg%로 구성되어 있다. 백미와 비교해 볼 때 인체의 구성 기초성분인 단백질이 3배, 지방 9배, 칼슘 30배, 철 1.8배나 높다. 그리고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인체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8종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고, 또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 비율이 80% 이상으로 고급지방산을 함유하고 있고 장의 기능을 높이는 식이섬유인 데스트린을 2.0% 이상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으로 볼 때 매우 우수한 식품이다. 한의학계에서는 위, 장 및 호흡기가 약해서 감기에 자주 걸리는 태음인이나 태음인의 비만증에 율무가 들어가는 처방이 많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율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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